늙어 가다 (490)
2022년 8월 24일 새벽 0시 30분이 지났다. 어제는 처서(處暑)였다. 그러나 아직도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보름 전에 입추가 지났지만, 올해 가을은 아직 오직 않았다. 이 더위가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는 찬 바람도 불고 나뭇잎도 좀 떨어지기 시작해야 가을 아니겠는가. 그때가 언제일까? 틀림없이 오기는 올 것이다. 그런데 8월에 오기는 틀린 것 같다. 9월에는 올지 모르겠다. 올추석은 좀 이른 것 같다. 9월 10일이 추석이라니. 그때쯤이면 가을 기분이 날지 모르겠다. 제발 그랬으면 좋으련만. 시원한 가을을 기다리면서 노염(老炎)을 견디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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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국을 보면 정치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솎아내고 싶은 정치인들이 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정말 알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똑같은 것을 보고도 완전히 반대되는 생각을 할 수 있다니. 내가 보기에는 자질도 없고 그저 안하무인이 된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잘하고 있다고 보고 후원금까지 보낸다니.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어떤 자리에서도 정치 이야기는 쉽게 꺼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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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오래 전인 2004년 6월에 직장 동료 20여 명과 함께 1박 2일로 대마도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대마도 관광 자체가 어려운 것 같다. 얼마 전에는 No Japan 운동으로 한국인들이 대마도에 가지 않았던 적도 있다. 또 대마도 상인들이 한국인을 멸시하는 바람에 대마도 여행을 피하던 시절도 있었다. 내가 갔던 2004년 6월에는 별문제 없이 대마도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대마도 자체가 한국인이 먹여 살리는 곳이나 다름없었다. 당시에 매주 수백 명의 한국인이 대마도를 방문한다고 했다. 등산이나 낚시를 하러.
부산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배편으로 대마도의 이즈하라에 도착했다. 부산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간단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웬 일본인이 '한국인은 돌아가라'라고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확성기까지 사용해서. 주위에 일본인들이 많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다. 어쩌면 그것이 대마도 사람들의 본마음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마도를 먹여 살리니 할 수 없이 한국인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그때도 대마도의 식당 중에는 한국인을 받지 않는다는 글을 써 놓은 곳도 있었다.
한국어를 몰라서 음식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그럴듯한 이유를 내걸었지만, 그들의 속 마음은 그게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이 몰려오면서 쓰레기도 많아졌고, 거리도 소란스러워졌다는 것 때문에 한국인을 멸시 천대하는 것 같았다. 다만 그것을 겉으로 내색하지 않을 뿐이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항상 그것이 신경 쓰인다. 일본인들도 혼네와 타테마에를 구별하지 않던가. 아무튼 대마도가 우리 땅이 아니라는 것이 억울하다. 부산에서 그렇게 가까운데. 조선 시대에 이종무 장군이 대마도를 점령했을 때 완전히 조선 땅으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대마도는 원래 우리나라 땅이었는데, 워낙 박토(薄土)여서 농사짓기가 힘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살지 않게 되었고, 결국 왜구의 본거지가 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이종무 장군이 왜구 섬멸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을 재 이주시켰으면 오늘날 대마도는 한국땅이 되지 않았을까? 대마도라는 말을 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광복 이후에 이승만 대통령이 패전국 일본에게 대마도를 내놓으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관철시킬 수는 없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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