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

늙어 가다 (491)

지족재 2022. 8. 25. 01:50

늙어 가다 (491)

 

2022년 8월 25일 새벽 0시 25분이 다 되었다. 어제 오전에 출판사에 잠시 다녀왔다. 이제 출판사와의 인연도 끝이다.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곳이라 계속 생각이 날 것 같다. 어느덧 15년 정도 된 것 같다. 그동안 출판사로부터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마지막 결과가 좋지 못해 출판사에 은혜를 갚지 못했다.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느 정도는 팔려야 했는데 기대한 것에 턱없이 미치지 못했다. 상황이 그리되어 나는 자진해서 하차했지만, 함께 일했던 젊은 필진들까지 동반 퇴진하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그들에게는 앞으로도 기회가 생기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 운전하다 보니 타이어의 공기압이 낮다는 메시지가 떴다. 위험하다는 경고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집에 올 때까지 마음이 불편했다. 아니 겨울도 아닌데 왜 공기압이 낮아졌을까? 한동안 차를 운행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이유를 모르겠다. 타이어를 살펴봤지만 펑크가 난 것 같지는 않다. 운전하고 10분쯤 지나니 공기압이 1 정도 올라갔다. 하지만 여전히 31~33이다. 타이어 전체를 교체한 지 8개월 정도밖에 안 되었는데. 아무튼 오늘 정비 센터에 들러봐야 할 것 같다. 펑크까지는 아니어도 어딘가 미세한 구멍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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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출신의 18살 짜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이가 되어 보육원을 나와야 했지만, 보육원에서 쥐어준 돈은 700만 원뿐이라고 한다. 18살짜리가 남은 인생을 혼자 살아가는데 그 돈으로 출발하라는 것인가 보다. 그 700만 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무리 값싼 고시원을 빌린다고 해도 매월 20~30만 원은 들어가지 않을까? 식비는? 생활비는? 대학생이라고 했는데 학비 등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서 지속적인 생활이 가능할 수 있을까? 뭔가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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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시절 부사관이 몇 분 있었다. K 주임 상사, 인사계 B 상사, 작전계 S 중사, 수송계 C 상사, 그리고 W 중사가 있었다. W 중사의 보직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이도 어렸고 본부대 사람도 아니었다. 군 관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부사관으로 임용되어 근무하고 있었다. 내무 반장을 하던 단기 하사가 1명 있었는데, 곧 제대해서 기억이 없다. 내무 반장이기는 했지만, 단기 하사라 고참병들에게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었다. 입대 서열이 낮다는 것이었다. 신병인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었지만. 

 

부사관들은 사병을 힘들게 하지 않았다. K 주임 상사는 중후한 분이었다. 부대 전체의 부사관, 사병 그리고 방위병을 대표하는 분이었다. 이름도 기억난다. 제대하고 보험 설계사가 되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벌써 30년 전의 일이다. 인사계 B 상사와 수송계 C 상사는 내가 있는 동안에 중사에서 상사로 진급했다. B 상사에게는 일화가 많다. B 상사는 부인 모르게 월급 일부를 매달 가로채고 있었다. 월급봉투에 명세가 적혀 있는데, 새 봉투를 얻어서 명세를 다시 쓴다. 법대 출신의 A 병장을 시켜서. 30년 전에 어느 건물의 방호장으로 일한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C 상사는 자신은 준위로 제대할 것이라며 열심히 살았는데 소원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다. S 중사는 방통대 간다고 열심히 공부했다. 퇴근 후에 나와 A 병장이 공부를 도와주었다. 공부를 도와준다고 라면을 끓여다 주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중간에 전방으로 전출되었다. 사병 중에도 틈틈이 공부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고등학교만 마치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내게 도움을 청한 고참이 2명 있었다. 내가 수학 선생을 하다 온 것을 알고 있으니까. 둘 다 대학에 갔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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