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534)

지족재 2022. 10. 7. 22:11

늙어 가다 (534)

 

2022년 10월 7일 밤 9시 40분이 다 되었다. 운동 삼아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양 사장처럼 라이딩은 못하지만 걷기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집안에만 있다가 몸이 굳을 것 같다. 등이 아직도 아프다. 며칠 지났는데도 여전히 결린다. 가끔씩 겪던 증세라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뉴스를 보니 오래 살고 싶으면 걷기 대신 라켓을 쥐라고 하는 기사가 보였다. 자세히 읽지는 않았다. 오래 사는 것도 오래 사는 것 나름이다.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처량하게 죽어간다면 나이가 많은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할 뿐이다. 그런 식으로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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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수학과 교육과정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단체가 재개정하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학습량이 늘어나서 수포자를 양산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교육과정 개정에 어느 쪽의 의견을 더 반영해야 할까? 학생들에게 수학이 힘들지 않았던 시기는 없었을 것이다.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명분 때문에 참고 견디었던 시기도 있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그런 명분이 사라져 버렸다. 참고 견디면서까지 수학을 배우겠다고 하기보다는 그냥 포기하게 되었다. 

 

그렇게 수포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실 수포자는 교육과정이 시작될 때부터 있었을 것이다. 그런 말만 없었을 뿐이다. 사실 수학이 교과로 있는 한 수포자는 항상 있을 것이고 줄어들 수 없다. 수포자 문제로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수학의 수준이 내려갔지만, 그 내려간 수준의 수학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있었다. 수준이 내려가면 기준만 바뀔 뿐이다. 수준이 아무리 내려가도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나타날 것이다. 비자발적인 수포자도 있겠지만, 자발적인 수포자도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수학을 참고 견디지 않아도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이 많이 있다. 그러다 보니 굳이 수학을 해야 할 필요가 없어 자발적인 수포자가 되는 학생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수포자 문제를 해결한다고 수학을 안 가르치는 극단적인 조치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수포자 문제를 해결한다고 수학의 수준을 낮추는 일을 오랫동안 반복해 왔지만, 수포자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수학의 수준을 낮추어 수포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학이 교과로 존속하는 한 수포자도 영원히 존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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