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1044) - 2

지족재 2024. 7. 21. 14:14

늙어 가다 (1044) - 2

 

2024년 7월 21일 낮 1시 50분이 다 되었다. 아침 7시쯤 잠시 소나기처럼 비가 내렸다. 장맛비가 시작되는 줄 알았는데 곧 그쳤다. 오후 늦게 다시 비가 내릴지도 모르겠다. 10시쯤 잠시 외출을 했다. 이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찾을 수가 없다. 코로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요즘도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 않나? 잘 모르겠다. 코로나에 관심을 갖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은행 무인점포에 들렸다. 그동안 은행 갈 일도 별로 없었고 은행 무인점포에 갈 일도 별로 없었는데 오늘은 은행 무인점포에 가야 할 일이 있었다. 은행은 쉬는 날이라.

 

집에 와서 한참 지난 뒤에 갑자기 우산을 은행 무인점포에 두고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은행 무인점포에 갈 때는 틀림없이 우산을 들고 갔다. 비가 내릴지도 몰라서. 하지만 집으로 돌아올 때 우산을 들고 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우산을 은행 무인점포에 두고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산을 찾으러 가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늘 우선을 두던 곳을 확인했다. 다행이다. 우산이 잘 있다. 올 때 뭔가 딴생각을 하고 있었나. 우산을 잘 들고 왔는데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마치 자동화된 행동에 따른 것처럼 우산을 들고 왔던 것 같다. 

 

건망증인지 아니면 치매 조짐인지? 돌아가신 어머니도 아버지도 치매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그러니 내가 치매에 걸린다면 돌연변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닐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니 외할머니가 말년에 치매를 않으셨다. 그러니 내가 치매에 걸린다고 해도 돌연변이는 아닐 수도 있다. 아무튼 치매는 피하고 싶다. 양 사장 어머니도 김 원장 어머니도, 그리고 길 선생 아버지도 치매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 그 무렵에 치매 이야기를 참 많이 했었다. 치매는 도저히 가족이 감당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고작 해 봐야 우산을 은행 무인점포에 두고 왔는지 아니면 가지고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 것뿐인데, 별별 생각을 다하고 있다. 아무튼 치매는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 마음대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가끔씩 안락사 관련 뉴스가 나온다. 어제인가 그제인가 안락사 캡슐이라는 것이 나왔다고 한다. 불치의 병으로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할 수가 있다. 그런 경우라면 안락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안락사하기 위해서 스위스로 가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락사가 불법이니까. 하지만 언젠가는 합법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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