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577)
2022년 11월 29일 새벽 3시 5분이다. 비는 멈춘 것 같다. 한두 방울씩 내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기온이 내려간 것 같지는 않다. 내일은 상당히 추워질 것이라고 한다. 내일 되어 봐야 알겠지만. 월드컵 축구 경기에서 가나에 졌다. 열심히 응원했지만 보람이 없다. 가나에게 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애석하다. 이제 16강전에 진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실력이 거기까지인데. 포르투갈에게 이길 수 있을까?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한국팀이니 혹시 이변이 생길지도 모른다. 희망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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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의 마우나로아 화산이 거의 40년 만에 폭발했다고 한다. 화산 분출이라고는 하지만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다고 했다. 화산으로부터 사람들이 몰려 사는 해안가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빅아일랜드의 화산을 구경하러 가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언젠가 하와이에 들렀을 때 빅아일랜드의 화산을 구경해 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구경하지 못했다. 도로까지 용암이 흘러내린다고 하던데. 다시 가서 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오하후 섬은 가 봤지만 빅아일랜드섬은 못 가봤다. 언젠가 가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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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보면 캠핑하다가 산소 부족이나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는 사람들이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 기구를 사용하다가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40년 전만 해도 연탄가스 중독으로 숨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신문에도 그런 소식이 자주 실렸다. 요즘에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연탄가스 중독 사고 자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살면서 두 번 연탄가스에 중독된 경험이 있다. 아마 출근 때문에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대로 저 세상으로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대하기 전에 중화동에서 자취하던 시절에 한번, 그리고 제대 후에 휘경동에서 자취할 때 한 번.
중화동에서 자취할 때의 연탄가스 중독 경험은 지금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1979년 말쯤이다. 자취방의 연탄불을 갈아줄 사람이 없다 보니 퇴근하고 나면 연탄불이 죽어 있다. 그러면 번개탄을 사용해서 연탄불을 새로 피워야 한다. 그렇게 연탄불을 피우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머리가 너무 아팠다. 연탄가스 때문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출근도 해야 했다. 몸을 끌다시피 해서 억지로 출근을 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아픈 것이 너무나 역력했던 것 같다. 그렇게 아픈데 왜 출근하냐고. 교감 선생님이 질책을 받으며 양호실에서 하루를 보낸 적이 있다.
자는 동안에 연탄가스에 중독되어 몸이 아프면 저절로 잠에서 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내 경험 상으로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 잘 때는 연탄가스에 중독이 되어도 머리가 아프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잠에서 깨어나서 몸을 일으키고 나서야 그때부터 머리가 무겁고 아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 깊이 잠들다 보면 그대로 저 세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 나는 출근 때문에 억지로 일어나야 했기에 그나마 그 정도로 그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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