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546)

지족재 2022. 10. 21. 03:19

늙어 가다 (546)

 

2022년 10월 21일 새벽 2시 50분이 지났다. 커피 마신다고 포트에 물을 넣다가 그만 책상 위에 쏟고 말았다. 머릿속으로 딴생각을 하고 있었나?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그런 실수를 했다. 이런 것도 나이 들어가는 조짐인가? 아무튼 조심성이 없어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음식을 흘리는 일도 있다. 칠칠치 못하게. 오래전에 K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난다.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젊은 사람들과의 식사 자리를 피하게 된다고 하셨다. 나도 그런 실수를 할까 봐 신경 쓰기는 하는데 신경 쓴다고 되는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래 저래 조심성이 부족해진 것 같다. 음식을 흘리고 물을 쏟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혼자 있을 때 국을 데운다고 가스레인지에 국 냄비를 올려놓고는 잊어버린 경우도 있다. 정말 까맣게 잊고 있다가 집안이 된장 냄새로 가득 차고 나서야 아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정신을 딴 데 두고 있었다. 화장실에 불 켜 두는 일은 이제 다반사로 있다. 이러다가 현관 비밀 번호도 잊어서 집에 못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문 인식기가 있는지 모르겠다. 영화에 보면 지문 인식기로 문을 열기도 하던데. 

 

+++

 

뉴스에 보니 80세가 다 된 노인네가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 브레이크와 액셀을 혼동했다고 한다. 실수로 액셀을 밟은 것이다. 그 사고로 어떤 사람은 다리가 잘렸다고 한다. 비극이다. 나도 아직은 운전을 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걱정이 된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말을 듣지 않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 나이가 언제일까? 일단 75세가 될 때까지는 운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미국에서는 허리가 굽은 할머니도 운전하는 것을 보았다. 75세는 충분히 넘어 보였다. 몇 년 전에 돌아가신 L 선생님도  80세까지는 운전을 하셨다.   

 

사실 지금도 운전이 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깜깜한 저녁에는 가급적 운전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부득이 깜깜한 저녁에 운전해야 할 때가 있다. 골목길도 가지 않는다. 누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른다. 가끔씩 모르는 길을 갈 때 내비게이션이 골목길로 안내한다. 옛날 같으면 미리 지도를 확인해 보고 가는데 요즘은 내비게이션만 믿다 보니 그런 일이 생긴다. 서울 중심가의 병원에 운전해서 가느라고 힘들었던 적이 있다. 아무튼 도심지 어디를 가든 차도 많고, 불법 주차도 많고, 주차 자리는 없고, 무단 횡단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운전해서 도심지를 가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548)  (0) 2022.10.23
늙어 가다 (547)  (0) 2022.10.22
늙어 가다 (545)  (0) 2022.10.20
늙어 가다 (544)  (0) 2022.10.19
늙어 가다 (543)  (0) 2022.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