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26)

지족재 2016. 5. 8. 04:02

늙어 가다(26)

 

2016. 5. 5  친구 모임

 

두 달만에 Y 사장, K 원장, G 선생과 다시 만났다. 어린이날인지라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6시에 만나기로 했다. 지난 3월에 만났던 종로 3가의 그 횟집이다. K 원장이 신정동 네거리에서 만날 것을 제안했고 그리 결정했었지만, 교통편을 고려해 Y 사장이 다시 종로 3가에서 만날 것을 부탁했다. 광역버스 M6118을 타고 이대 앞에서 내려 721번으로 갈아탔다. 내가 운전을 하지 않으니 편했고, 좌석이 있어 앉아 갈 수 있어 좋았다. 게다가 귀가할 때는 그 역순으로만 하면 된다. 

 

두 번째로 사용해 보는 교통카드. 이제 교통카드도 제법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몰랐는데, 이제 충전도 할 수 있고, 환승하려면 내릴 때도 카드를 대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10분 정도 늦었는데, Y 사장과 K 원장이 먼저 도착해서 벌써 맥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오늘은 K 원장이 새로 바둑교실을 오픈해서 축하하기 위한 모임이다. Y 사장 가게에서 직원으로 근무했었는데, 갑자기 바둑교실을 오픈한다고 해서 놀랐다. 

 

K 원장이 농어회가 좋다고 해서 그것으로 주문하는 사이에 G 선생이 도착했다. K 원장이 새로 오픈한 바둑교실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Y 사장 왈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넷이서 부디  그리되기를 기원했다. 차를 가져가지 않아 나도 한 잔 할 수 있었지만, 술 안 마신 지가 꽤나 오래되어 맥주도 몸에 받지를 않았다. 그래서 마시는 척만 했다. 다행스럽게도 Y 사장도 K 원장도 눈치를 채고 더 이상 강권하지 않았다.

 

아무튼 K원장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가 길어져, 집에 늦는다는 문자를 보냈다. 11시 30분이나 되어야 귀가한다고. 모임은 거의 10시나 되어 끝났다. 그래도 뭔가 아쉬워 6월 말쯤에 K 원장 바둑교실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바둑교실이 정말 잘되어야 하는데,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30년간의 K 원장이 벌였던 사업의 종말을 잘 아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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