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47) - 2
2024년 7월 25일 밤 10시가 다 되었다. 오늘도 무더운 하루였다. 9시쯤에 소나기 같은 비가 잠시 내렸다. 오후 2시쯤 10분 정도 외출했었는데 그 10분 동안에 땀이 났다. 너무 습하다 보니. 습하지만 않으면 좀 견딜 수 있을 것 같은데 습기는 견디기 어렵다. 에어컨도 없던 시절에 이런 습기를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다. 요즘도 에어컨 없이 지내는 사람이 있는데 너무 호사스러운 이야기인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에어컨에 익숙해져서 에어컨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다. 20년이 넘은 아주 오래된 에어컨이기는 하지만, 성능은 아직 괜찮다.
오늘 오래전에 같이 근무하던 김 * 선생님의 부고를 받았다. 85세이니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다. 아프셨는지 아니면 노환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나이도 많이 차이 나고 과도 달라서 가깝게 지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12년 정도는 같이 근무했었다. 명복을 빈다. 그러고 보니 80줄에 들어선 분들이 어느덧 한두 분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2월에는 이* 선생님이 돌아가셨고. 은퇴하고 나서 상당히 일찍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미술과의 박* 선생님은 70도 안 되어 돌아가신 것 같다. 다가오는 죽음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때가 되면 누구든 저세상으로 가는 것이 섭리이거늘.
C 선생이 5시쯤 왔다. 원래 약속은 6시 30분이었는데 많이 일찍 왔다. 학교 일정이 빨리 끝나서 빨리 왔다고 한다. 집 근처의 무인 카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시간이나 했다. 학교 이야기도 했고 논문 이야기도 했다. 은퇴한 어떤 선생의 험담 비슷한 이야기도 했고. 저녁 약속 장소로 옮겼다. 멀지 않은 곳이지만, 퇴근 시간이라 30분이나 걸렸다. K 장학사가 먼저 와서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C(2) 선생과 L(1) 선생이 도착했다. L(2) 선생은 좀 늦는다고 했고, L(3) 선생은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리는 바람에 못 온다고 했고, K(1) 선생은 공식 일정이 있어서 못 온다고 했다.
1년 만에 보는 K 장학사와 C(2) 선생 이야기를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요즘은 학교 선생도 장학사도 다 힘든 직업이다. 장학사가 되면 좀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이런저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C(2) 선생은 내년에 학교를 옮기고 싶어 한다. 현재 학교에서 너무 많은 일을 하다 보니. L(1) 선생도 교사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맡아 고생하고 있다. 8시가 넘어서 장소를 옮겼다. L(2) 선생이 집 근처의 무인카페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렇게 다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9시 반이 다 되었다. 소나기가 그친 것 같아 서둘러 일어났다. 즐거운 모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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