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36) - 2
2024년 7월 13일 아침 8시 35분이 막 지났다. 밤을 지새웠다. 밤새 바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잠이 안 와서 이런저런 일을 하며 밤을 보냈다. 별생각 없이 어제 커피를 두 잔이나 마셔서 잠이 안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잠시 누워 있기도 했지만 좀체 잠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일어나 앉았다. 이렇게 불규칙적으로 지내면 안 된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렇게 굳어진 생활 패턴이라 고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걱정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 나 혼자만도 아닐 테고. 그렇게 밤을 지새우는 것에 나쁜 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방해받지 않고 뭔가에 집중할 수 있어 좋을 때도 있다.
이 아침에 매미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저렇게 요란하게 울고 있지만, 땅속에서 7년이나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는 불과 일주일 정도 밖에는 못 산다. 그게 아쉬워서 저렇게 울어대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매미는 왜 그렇게 살도록 진화된 것인지 모르겠다. 저렇게 하루종일 울어대려나. 토요일 아침이라 차 다니는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고 매미 우는 소리만 들린다. 듣기에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옛날에도 매미는 저렇게 울었다. 어느덧 60년 세월이 훌쩍 지나는 동안에 강산도 여러 번 바뀌어 상전(桑田)이 벽해(碧海)가 되었지만 매미 울음소리는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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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를 보니 야구 해설을 하던 전직 야구 선수 이병훈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안타깝다. 나 보다 열 살은 적은 것 같던데.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의외로 단명하는 운동선수들이 있다. 옛날에 유명했던 최동원 선수와 장효조 선수도 단명했다. 몸 관리를 열심히 하는 운동선수지만 불쑥 찾아오는 질병을 막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장수할 것 같은 사람들 중에 단명하는 사람들도 있고, 단명할 것 같은 사람 중에 장수하는 사람도 있다. 68에 직장암 수술을 받은 아버지는 94세까지 거뜬하게 사셨다. 평생 운동이라고는 하지 않았고 술도 많이 드셨는데.
때로는 오래 살아야 할 것 같은 사람인데 일찍 저세상으로 가는 분들이 있다. 대학에 오래 근무하다 보니 젊은 나이에 저세상으로 가는 분들을 꽤 보게 된다. 불과 35살 정도에 저 세상으로 간 분도 있고 50을 넘기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간 분도 있고 50을 갓 넘기고 저 세상으로 간 분도 있다. 정년을 한참이나 앞두고. 이전 직장에서도 그런 분들을 보기는 했다. 첫 직장에서도 불과 35살 즈음에 암으로 돌아가신 분이 있었다. 운동 좋아하던 공업 선생님이었는데. 치료가 안 되어 요양원에 머물고 있었는데 문병 가보니 이미 돌아가셔서 입관까지 끝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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