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882)
2024년 2월 3일 오후 4시 35분이 다 되었다. 새벽에 한국과 호주의 축구 경기가 있었다. 호주에 1 : 0으로 끌려가고 있을 때 우리나라 실력이 거기까지라고 생각했었다. 호주가 우리나라를 1 : 0으로 이긴다는 관측도 있어서 "정말 그렇게 그냥 져버리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PK로 그리고 연장전에서 프리킥으로 황희찬과 손흥민이 각각 1골씩 넣었다. GK 조현우의 슈퍼세이브가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호주를 이길 수 있었을까? 극적인 역전승이라고 말하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아시안컵 대회 우승이 이렇게 힘든가? 4강전 상대인 요르단도 만만치 않은 팀이다. 이번에는 정말 시원하게 이겼으면 좋겠다.
어제 출판사에서 설 선물이 왔다. 진작에 출판사와의 관계가 끝났기 때문에 명절에 선물이 오는 것이 좀 부담스럽다. 그래서 이제 그만 보내도 된다고 몇 번이나 말해 두었지만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왔다. 그런데 선물 아이템이 예전과는 다르다. "다행이다. 드디어 출판사에서 마지막 선물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이번 선물을 끝으로 출판사에서 더는 선물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출판사에서도 홀가분하게 새로운 필진에게 신경 쓸 수 있을 것이다. 선물에서 출판사의 헤어질 결심을 보았다. 진작에 그랬어야 했는데. 아무튼 이제 마음이 좀 편해졌다.
요즘도 커피를 매일 마시고 있지만 혈압에 안 좋다고 해서 하루 한 잔 정도로 줄인 상태이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커피를 하루 2~3잔 마시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따른 간 섬유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내게 지방간 증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담석증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반년 간의 혈액 검사 결과 간 수치는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간 섬유화를 예방하기 위해 커피를 더 마실 이유는 없다. 그런데도 이런 뉴스를 보면 혹하는 마음이 생긴다. "하루 두 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벌써 그런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아무래도 오늘은 커피를 두 잔 마실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내가 커피를 처음 마신 것이 언제였더라? 요즘에는 중고생도 커피를 마신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내가 중고생 때는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다. 아예 커피라는 것이 있었는지조차 모를 때였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거의 매일 마실 일은 없었다. 어쩌다 다방에 가게 되면 커피를 마셨다. 요즘 같은 원두커피나 브랜드 커피는 아니었고, 그냥 커피, 설탕, 프림을 적당히 넣어서 저어주는 그런 커피였던 것 같다. 조그만 비닐봉지에 든 인스턴트커피도 없었던 시절이다. 1970년대가 끝날 때까지는 그랬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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