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52)
김영란법, 맹랑하다.
당장 다음주 화요일에 4학년 학생들과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밥을 사 주면 안된다. 김영란법때문이다. 직무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이 내 수업을 들으니까, 그들에게 내가 강의 평가를 잘해달라는 부탁의 의사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다음 주 화요일에는 3학년 학생들과 만나기로 했는데, 역시 내가 밥을 사 주면 안 된다. 과자를 사 주어도 안된다. 그 학생들이 내년에 내 수업을 들으니. 그것도 직무 관련이 있다. 점심이나 저녁 식사 시간을 피해서 만나라고? 나까지 최소 4명, 최대 7명의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 그러니 식사 시간으로 맞추는 것인데.... 요행 식사 시간을 피해서 시간을 잡았다고 해도 1~2시간 동안 커피도 사 주면 안된다. 요즘 널리고 널린 것이 커피집인데... 학교 안에도 있는데.. 그냥 이야기만 해야 한단다. 맹숭맹숭하게. 어쩔 수 없이 학생들에게 카톡을 보냈다. 각자 먹을 김밥 사가지고 오라고.... 김영란법이 원래 이런 취지 였나. 캔커피 하나 줬다고 신고했다던데... 김영란법이라는 눈으로 보면, 다 그렇게 보일 것이다. 맹랑하다. 맹랑한 세상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