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22)
이 나이가 되고 보니,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제법 든다. 이제와 돌이켜 본들 때늦은 후회인데도 그래도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때 신중하지 못해서, 지금은 불편한 관계가 되고 만 몇 사람들. 그때 조금 만 더 신중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때는 왜 그렇게 될 것을 몰랐던 것인지. 서로 안보면 그것으로 다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불편한 마음이 생기다니. 하지만 새삼스럽게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 뭘." 여전히 그런 마음을 버린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서 그런 일이 생기기도 했다. 들어주면, 내가 불편해 지는 그런 부탁을 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일체의 연락을 하지 않았더니 그만 그렇게 되고 말았다. 그분들. 나보다 연배도 위이건만. 아무튼 그렇게 연락이 끊어진지 꽤 오래 되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생각난다. 나보다 어린 사람들. 별것도 아닌 일로 화를 내서 내게 도움을 청하는 것을 아예 막아버린 일도 있었다. 그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만 그렇게 되었다. 요즘 말로 약간의 '갑질'을 부렸던 것은 아니었는지. 아마 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때 조금 만 더 신중하게 대처했어야 했는데. 그땐 그것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