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974)

지족재 2024. 5. 9. 21:34

늙어 가다 (974)

 

2024년 5월 9일 저녁 8시 35분이 지났다. 오늘도 화창한 날씨였다. 이른 아침부터 운전을 해야 해서 오후에는 좀 피곤했다.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고작 한 시간 정도 운전했는데 이토록 피곤하다니. 몸이 피곤한 것도 있지만 느닷없이 끼어드는 차 때문에 정신적으로 긴장해서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도대체 왜 깜빡이를 안 켜고 들어오는지. 어디서 어떻게 운전을 배운 것인지. 그만 짜증내야겠다. 요즘 운전하면서 짜증 내는 일이 늘었다. 그냥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참으면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물론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다. 속으로만. 

 

몇 년 만에 빙수를 먹었다. 집에서 만든 것은 아니고 근처 커피집에서 만든 것을 배달시켜서. 호사라고 생각하고 있다. 만원이 안 되는 가격이다. 싸다고 해야 할지 비싸다고 해야 할지. 싸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한번 먹는 것이니. 집에서 만들어 먹으려면 그 정도 돈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캔에 든 팥 사야 하고, 인절미 사야 하고, 견과류 사서 잘라야 하고, 얼음도 갈아야 하고. 이 나이에 그런 수고를 하면서까지 팥빙수를 먹고 싶지는 않다. 그러니 간편하게 주문 배달로. 10만 원이 훌쩍 넘는다는 호텔 망고 빙수는 먹을 수 없지만 가끔 이런 빙수 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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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수입한다고 하니 의협에서 결사 반대한다고 한다. 그럴 줄 알았다. 얼마 전에 어떤 의사가 "아주 급하면 외국 의사라도 수입하든지 하라"라고 호기롭게 말하던 것이 기억난다. 그때는 그냥 해 본 말일 것이다. 정부가 실제로는 외국 의사를 수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데 이제와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반대한다고 한다. 국민을 위한다면 국내 출신 의사들이 병원을 떠나지 않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병원을 떠나면서 국민을 위한다는 말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국내 출신 의사들이 병원을 떠나서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보다는 외국 출신 의사에게 진료라도 받아볼 수 있는 것이 낫지 않은가?

 

외국 출신 수입 의사들이 한국어를 못해서 문제가 있다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훌륭한 AI 번역기와 통역사의 도움을 받으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로 병원을 그만 든 전공의, 전임의 들 중에 미국으로 가서 의사 생활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모두 영어가 능통해서 미국에 가려고 하는 것일까? 미국에 가서 치료받는 환자들은 영어가 능통해서 미국으로 가는가? 통역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은가? 국내에 와서 치료받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이고. 그러니 그런 것 때문에 외국 의사 수입은 불가하다고 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외국 출신 의사는 국내 출신 의사보다 실력이 나빠서 안 된다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외국의 유수한 의대 출신도 있지 않을까? 한국의 의사 시험에 지원할 수 있는 의대가 전 세계 38국에 걸쳐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어느 정도 검증된 의대 출신만이 국내 의사 시험에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외국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실력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국내 출신들이 외국에 가서 의사 생활을 하는 것은 옳은 일이고 외국 출신 의사들이 국내에서 의사 생활을 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 옳지 않은 일인가?

 

의대생들의 유급이 목전에 닥쳐왔나 보다. 그런데 의대생에게 유급하라고 강요한 사람이 있나? 정부가 강요했다고 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의료계 전체가 똘똘 뭉쳐 그런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료계 사람들이 의대생의 유급을 강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의대생을 교육해야 할 의대 교수가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으며 학교를 떠난다고 한다. 실제로 떠났는지 아니면 사표만 쓴 것인지 모르겠다. 의대생이 그런 움직임을 보여도 의대 교수라면 의대생들을 잘 달래서 교육을 받으라고 설득해야 옳은 것이 아닐까?  

 

그렇게 벼랑 끝으로 몰고 가면서 의대생도 의대 교수도 의협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의사와 그 가족을 제외한 다른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안중에 없는 것 같다. 국민을 위해서 그런 일을 한다고 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국민을 위한다면 무조건 정상적인 진료를 해야 한다. 국민이 진료를 받기 위해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떠 돌다 길에서 죽는 일이 생기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정상적인 진료를 해 가면서 정부에게 요구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가? 듣자니 병원 수입이 줄어서 병상도 줄이고 직원들도 명퇴시킨다고 한다. 왜 애꿎게 병원 직원들이 명퇴를 당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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