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975)
2024년 5월 10일 밤 9시 15분이 다 되었다. 특별한 일 없이 무탈하게 하루를 잘 지냈다. 그냥 이렇게 무탈하게 하루를 잘 지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 요즘처럼 이런저런 빌런들이 많은 세상에서 무사히 살아남으려면 그냥 조용히 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작은 손해 정도는 그냥 감수하는 것이 내 안전을 위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세상이다. 어찌 보면 대수롭지도 않은 일인데 시비가 붙고 끝내는 사람이 죽는 사건이 생기는 것을 본다. 수능 만점으로 의대생이 된 작자가 여자 친구를 살해했다는 뉴스도 보았다.
어쩌다가 세상이 이토록 흉흉해졌을까? 첫째는 정치권의 무능이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정부와 여당은 말할 것도 없지만, 야당도 잘한 것이 없다. 요즘도 정국은 여전히 경색(梗塞)되어 있다. 도저히 풀릴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그 강도만 세어지고 있다. 그냥 이렇게 3년이 지나가는 것일까? 여와 야가 합쳐서 허송세월(虛送歲月)하는 중이다. 정치권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하루도 빠짐없이 정쟁을 하는 것뿐이다. 입법부의 정치꾼들과 그 언저리의 정치적 기생충들이 매일 같이 이런저런 이슈를 만들어 내고 소모적인 논쟁만을 반복하고 있다. 지겹다. 흉흉한 세상을 바로 잡을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정국이 어떻게 흘러가든 내 경제생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은퇴했고 연금 생활자 아닌가? 정치권의 고약한 작자들이 아무리 흰소리를 해도 내 경제생활에는 별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그냥 그 별별 흰소리를 안 듣고 말면 될 일이다. 사실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세상 소식의 절반을 그런 작자들이 내놓다 보니 안 들으래야 안 들을 수도 없다. 어쩌다 그런 작자들이 정치권을 점령하게 되었을까? 유능한 척 요사(妖邪)를 떠는 늙은 정치꾼들도 보기 싫다. 그들이 국민을 위해서 한 번이라도 유능했던 적이 있었나? 내 기억에는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 무대에서 사라져 주면 좋을 것 같은 그런 작자들이 꽤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 그 이상한 작자들이 여기저기서 활개를 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되지도 않는 말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면서. 그런데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민주주의 사회는 다수결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닌가? 그러니 다수가 지지하는 작자들이 세상에 나와서 활개 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고 정당한 일이다. 활개 치는 그들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내가 이상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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