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855)

지족재 2024. 1. 7. 07:19

늙어 가다 (855)

 

2024년 1월 7일 아침 6시 55분이 다 되었다. 어제는 친구들과의 모임으로 마곡동이라는 지역을 처음으로 가 보았다. 그냥 차를 타고 지나가 본 적도 거의 없는 동네이다. 마곡나루역에서 내려 모임 장소를 찾아갔는데, 주위에 오피스 건물이 가득했다. 이 동네에 아파트도 있는지 잘 모르겠다. 마곡나루역에 내린 것도 생전 처음이다. 당산역에서 9호선으로 갈아탔는데, 타고 보니 급행이었다. 그래서 예상보다 거의 2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김 원장, 양 사장, 길 선생 순으로 거의 제시간에 도착했다. 김 원장이 가성비 횟집을 예약해 두었다. 토요일인데도 손님이 많지 않았다. 

 

양 사장 말을 들으니 그 동네는 오피스, 연구소가 많은 곳이라 주말에는 식당 손님이 많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옛날에는 논만 가득한 동네였다고 한다. 지금 보니 상전이 벽해가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상전이 벽해가 된 곳이 이곳뿐이랴. 양 사장의 칠순을 축하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7시 반쯤 식당에서 나와보니 눈이 펑펑 내렸다. 눈이 이렇게 많이 온다는 예보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근처 카페로 옮겨 작은 케이크 한 조각을 샀다. 길 선생이 근처 빵집에서 초 하나와 성냥을 구해 왔다. 케이크에 초 하나를 꼽고 불을 붙였다. 옆 자리 손님에게 사진 한 장을 부탁했다. 

 

노인과 아저씨 중간 정도의 사람들이 사람 많은 카페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양 사장이 나이 들면 좀 뻔뻔해진다고 하면서 웃었다. 그래도 네 명이 같이 있으니 좀 낫다. 아무튼 민망하기는 했다. 사진을 찍어 주어 고맙다는 인사는 정중하게 했다. 사진이 아주 잘 찍혔다. 길 선생의 기차 시간이 임박해져서 8시 반쯤 일어섰다. 나와 보니 눈은 그쳤다. 좀 쌓인 것 같기는 한데 지면 온도가 낮아서 그런지 질척거리며 녹는 중이었다. 이러면 "내일 아침에 빙판길이 되어 위험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마곡나루역으로 들어섰다. 

 

김 원장은 반대 방향의 지하철을 탔고 나와 양 사장, 길 선생은 같은 방향의 지하철을 탔다. 급행이 자주 있는지 급행이 왔다. 나는 당산역에서 환승해야 하기에 먼저 일어섰다. 양 사장과 길 선생은 노량진역에서 헤어져야 한다. 지하철이 무료라서 좋기는 한데, 나 같은 사람 때문에 지하철 적자가 심하다는 아야기를 듣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편하다. 오늘 정도라면 1500원 내는 것이 더 마음 편한데. 길이 미끄럽기는 한데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귀가했다. 이제 눈길에 넘어져 어디라도 부러지면 몇 달은 고생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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