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5) 2015. 12. 11
삭풍(朔風)이라고 하나. 소리마저도 추운 바람이 밤새 분다. 허허벌판도 아니고 아파트로 가득찬 동네건만, 바람 소리만 듣고 있으면 눈보라 몰아치는 한 겨울이다. 새벽에 듣는 바람 소리. 좀체 머추지 않고 몇 시간 채 계속이다. 대설을 곱게 지나간 것이 아쉬웠나. 왜 그리 험악한 인상으로 한밤을 할퀴어 대고 있을까. 공연히 마음마저도 황량하다. 그러지 않아도 요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바람 소리가 마음을 헤집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