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6)
이러 저러 한 것을 챙겨야지 생각하면서도 나중에 보면 꼭 한 두 가지 빠뜨리는 일이 잦다. 그래서 수첩에 적어 놓기도 하지만, 수첩에 적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일 중의 한 두 가지는 잊어 버리고 만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춥다고 하니, 저녁에 파주갈 일을 생각해서 단단히 차려 입고 나가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잊어 버리고는 결국 집을 나선 다음에야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기억났다. 그러니 대가를 치룰 수밖에. 그런 것까지 수첩에 적을 수도 없고. 이것도 자연스런 노화의 일종인지.
파주 다녀 왔다. 그런데 가방을 차 뒷 좌석에 두고 그냥 내렸다. 한 시간 쯤 뒤에 가방을 찾다가 차에 두고 내린 것을 알았다. 이 방 저방 찾아도 없다. 주차하고 내릴 때, 오늘 가방을 안 가지고 간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게 아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