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97)
2024년 9월 17일 아침 6시 55분을 막 지났다. 오늘은 추석 연휴 4일째이다. 그 추석이 바로 오늘이고. 이제 연휴도 끝나간다. 김 원장과 양 사장은 다시 생업에 복귀해야 한다. 길 선생도 주 1회 강의가 있다 하니 준비해야 하고. 김 원장은 벌초를 끝내고 어제 귀경했다. 오늘 김 원장과의 만남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 원장 스케줄이 맞으면 오늘 저녁에 한번 보기로 했다. 하지만 김 원장이 워낙 공사다망(公私多忙)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겸사겸사 한번 봤으면 좋으련만. 김 원장이 하동 내려갈 때 톡으로 의사를 전했는데 확답이 오지 않았다. 8시 넘어 답이 왔다. 5시에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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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뉴스를 보니 부부의 월 노후 생활비로 330만 원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어떤 전문가가 계산했다고 하는 것 같던데. 자세히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냥 수입에 맞추어 지출을 조절하면서 살고 있다. 옛날의 월급 생활 때도 그랬고, 연금 생활자인 지금도 그렇다. 통계청에서는 324만 원이 필요하다고 했고, 국민연금연구원인가 하는 곳에서는 277만 원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한다. 어떻게 계산했는지 몰라도 277만 원과 330만 원 사이에는 무려 53만 원의 차이가 있다.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노후 생활비에는 차이가 많을 것이다.
연금 생활자로 산지 3년이 지나 3년 1개월째이다. 나 혼자 연금을 받아 둘이 생활한다. 나는 평균적인 노후 생활자인지 모르겠다. 평균적인 노후 생활자라고 할 때 노후 생활비로 둘이 합쳐 330만 원 정도 쓰고 있을까? 잘 모르겠다. 330만 원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지금까지 노후 생할비를 계산해 가면서 살지는 않았다. 연금이 주된 수입원이니 연금에 맞추어 살고 있을 뿐이다. 일단 내게는 쫓겨날 염려가 없는 집이 있다. 서울 어느 지역의 수십억 원짜리 집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초라한 가격의 집이지만,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내 집이다.
그러니 매달 관리비 이외에 들어가는 돈은 없다. 물론 그동안 꽤 큰 수리비가 들어가기는 했다. 도배도 다시 했고, 내부 새시와 주방 창문도 바꾸었고. 그런 돈도 노후 생활비에 넣기는 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들어간 수리비를 36.5개월로 나누어야 하나? 차도 있다. 9년 7개월 된 차이다. 은퇴하고 나서 들어간 수리비, 기름값, 통행료 등도 다 계산해서 36.5개월로 나누면 매월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계산해 본 적이 없지만, 그것도 노후 생활비에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 그동안 관리비를 얼마나 냈을까? 그것도 노후 생활비에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세금도 있다. 1년에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있나? 큰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된다. 주택세, 자동차세, 주민세 등이 있다. 은퇴하고 나서 그런 세금을 얼마나 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것도 노후 생활비에 들어가기는 할 것이다. 그다음에 전화와 인터넷 사용비도 있다. 요즘 보면 전화 2대와 인터넷에 매달 9만 원 정도 들어간다. 많이 사용하는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넷플릭스니 뭐니 하는 것이 있는데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 딸은 내가 은퇴하기 2년 전쯤에 취직해서 제밥벌이를 하고 있어, 딸에게 쓰는 돈은 더는 없다. 학자금 융자는 은퇴 전에 다 갚았고.
보험료가 있다. 지역 건강보험료를 매달 내야 한다. 게다가 실손보험과 자동차 보험을 비롯하여 이런저런 보험이 있다. 그러고 보니 보험료로 나가는 돈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자동 이체되고 있다 보니 얼마나 내는지 별로 실감하지 않고 지내 왔다. 그리고 또 어떤 돈이 필요할까? 이발도 1~2달에 한 번은 했다. 집사람도 머리 손질하고 염색하고. 그런 것도 노후 생활비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지. 또 뭐가 있나? 약값도 있다. 매일 먹어야 하는 고혈압약과 고지혈약. 그리고 가끔 먹는 진통제 등. 한 달에 약값으로 얼마나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아. 영양제도 있다.
그러고 보니 노후 생활비에 포함되는 것이 적지 않다. 전철비는 안내지만, 버스비는 내고 있다. 집사람은 내년 이맘때나 되어야 전철비 무료 대상자가 되니 아직은 전철비와 버스비를 다 내야 한다. 운전해서 다니기 힘들 때는 가끔 카카오 택시도 이용해야 했다. 교통비로 한 달에 얼마를 지출하는지 모르겠다. 외식은 잘하지 않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을 만나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실 때가 있다. 게다가 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때도 있고. 한 달에 그런 돈으로 얼마를 지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것으로 끝일까? 아니다. 더 있다.
경조비도 들어간다. 사실 경조비로 받은 것보다 낸 것이 더 많다. 매년 동창회비도 내야 한다. 적십자 회비도 내야 하고. 적십자 회원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지만 매년 돈을 내라고 연락이 온다. 좋은 일에 쓴다니까 그냥 내고 만다. 고작 1만 원 아닌가? 가끔 장모님께 용돈도 보내야 한다. 조카들은 거의 다 취직했기 때문에 용돈을 주지 않아도 되지만 아직 취직하지 못한 조카가 있다. 보는 대로 몇 만 원이라도 쥐어주어야 한다. 요즘은 책을 거의 안 사기는 한다. 하지만 가끔씩은 산다. 때로는 책 값으로 좀 과한 비용을 지출하기도 한다. 사고 나서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런데 아직도 빠진 것이 있다. 소소한 물품 비용이 있다. 청소 용품, 주방 용품, 문구류 등. 그 비용으로 한 달에 얼마나 쓰는지 모르겠다. 계산을 하고 산 적이 없다 보니. 은퇴하고 나서 옷과 신발은 사지 않았다. 집에 있는 옷과 신발만으로 이미 충분하다. 식비도 계산해 본 적이 없다. 그냥 그럭저럭 먹고 있다. 둘이 먹는데 뭘 얼마나 먹겠는가? 고기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먹기는 하지만. 하지만 고깃값으로 돈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생선은 아예 반조리된 것을 산다.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다듬기 힘들어서. 그리고 채소, 과일 등도 사고. 그리고 생수가 있다. 그러고 보니 생수값이 좀 들어가는 것 같다.
은퇴하고 나서 오키나와도 다녀왔고, 얼마 전에는 통영도 다녀왔다. 그 비용은 매월 얼마로 계산해야 하나? 괜히 노후 생활비를 계산해 보겠다고 나선 것 같다. 노후 생활비에 포함되는 것이 이렇게 많다니. 이런 돈들이 매달 얼마씩 들어가는지 계산하기가 어렵다. 나는 평균적인 노후 생활자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노후 생활비를 그만 계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연금으로 잘 충당해 왔다. 저축은 못하지만. 아무쪼록 느닷없이 목돈이 들어가는 일만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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