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94)
2024년 9월 14일 아침 6시 35분이 다 되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하지만 많이 내린 것은 아니었고, 그저 우산을 쓰고 다녀야 할 정도로 비가 내렸다. 비가 내려서 좀 시원해진 것 같기도 하지만 습도는 여전히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여기저기가 온통 다 끈적거리는 것 같았다. 오늘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수요일까지 연휴라지만 나와는 상관이 없다. 100% 백수에게 연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날마다 휴일이니 이미 길고도 아주 긴 연휴를 보내는 중이 아닌가? 게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추석을 잘 보낼 형편도 되지 않는다.
연휴 중 어느 하루는 친구들을 만날 것 같다. 하동에 벌초하러 간 김 원장이 월요일에 귀경한다 하고, 양 사장도 연휴 중에는 가게 문을 닫는다고 하는 것 같다. 길 선생의 코로나는 치료가 잘 되었는지 모르겠다. 치료가 되었으면 합류가 가능할 것도 같고. 1차적으로는 통영 여행에 함께 하지 못한 그리고 칠순의 나이에도 벌초 때문에 멀리 하동까지 다녀와야 하는 김 원장을 위로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다. 통영 여행은 생업이 바빠 함께 하지 못했지만, 꽤 가고 싶어 했었다. 다음에 다시 기회를 만들면 되지만, 기회를 만들기가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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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C 선생과 L(2) 선생이 다녀갔다. 특히 L(2) 선생은 조퇴하고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 직장에서 미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다 함께 조퇴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한다. 연휴가 시작되니 관리자가 나서서 다들 일찍 조퇴하시라고 말해 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셋이서 했다. 그런데 그런 관리자는 드물다고 한다. 보통 때 같으면 1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식당인데 20분이 넘게 걸려 도착했다. 사거리의 모든 방향에 차가 많았다. 시간으로 봐서 러시 아워이기는 하지만, 연후 전날이라는 것과 무관하지도 않은 것 같았다.
자주 들리는 식당에서 식사를 잘 마치고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원래 근처에 있는 파스쿠찌로 갈까 했는데,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집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그 카페로 가기로 했다. 내가 그렇게 하자고 해서. 요즘에 학교를 그만두는 초등교사가 많다는 것과 상식적이지 않은 민원을 넣는 학부모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어려운 수학 문제는 풀지 말고, 아이 시간에 맞추어 약 먹이고 어쩌고 하라는 등. 급여가 적은 것도 사실이고.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젊은 교사가 학교를 떠나는 것이 이해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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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보니 은행원들이 아침 출근 시간을 30분 늦춰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유가 가족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노조가 그런 요구를 한다는 것은 처음 들어 보았다. 이전에는 그런 요구는 없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참신한 요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면 퇴근 시간도 30분 늦추는 것인가? 그런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다. 그냥 근무 시간을 30분 단축하겠다는 말 같다. 주 4일 근무하게 해 달라는 주장도 하는 것 같다. 이미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으니 급여를 올려달라는 주장은 하지 못하고 이제 근무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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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국회의원이 추석 휴가비로 424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무슨 짓을 해도 따박따박 돈이 들어온다고 하면서 그 절반을 기부한다고 하던가? 그 국회의원은 초선 때부터 세비 30%를 기부해 왔다고 한다. 그 정도라도 했으니 봐줄 만하다. 다른 국회의원들도 그 정도는 기부했는지 모르겠다. 들어본 적은 없지만. 돈 많은 국회의원들도 많지 않은가? 재산이 50억 원이라면 세비 안 받아도 잘 살 수 있지 않은가? 이참에 세비 전액을 기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민생이 어렵다고 입으로만 떠들지 말고 앞장서서 세비를 그렇게 어려운 민생을 위해 기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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