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1092)

지족재 2024. 9. 12. 05:18

늙어 가다 (1092)

 

2024년 9월 12일 아침 4시 10분이 다 되었다. 어제도 역시 덥고 습했다. 습기를 제거하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곰팡이가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한 달 전에 서랍마다 습기제거제를 새로 넣었었는데 어느새 물로 변해 버렸다. 이번 주가 지나가기 전에 새로운 습기 제거제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다. 밖을 보니 벌써 비가 내리고 있는 것 같다. 비가 좀 내리면 노염이 물러갈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어제도 하루를 잘 보냈다. 나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고 또 잘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없다 보니. 지금 살고 있는 이 정도로 이미 많은 것을 충분히 얻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그저 욕심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나쁜 일이 안 생겼으니 이만하면 하루를 잘 보낸 셈이라고 쳐도 되지 않을까?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렇기는 해도 가끔은 터무니없는 기대를 하기도 한다. 세상 일이 내 바람대로 된다면 좋겠지만,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확실히 내 인생관에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는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는데 갑자기 인생관이 바뀌겠는가? 수십 년 동안 다지고 다져온 인생관이 아닌가? 하루아침에 그런 인생관이 바뀔 수는 없을 것 같다. 

 

'다 잘될 거야'라는 글이 쓰인 머그컵을 하루에도 여러 번 보고 있다. 내가 샀던 컵은 아니다. 나는 그런 컵은 사지 않는다. 어느 날 집사람이 내 책상에 가져다 두었다. 내 인생관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랬을 것이다. 말은 안 해도. 아무튼 그런 컵은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그 글을 잘 들여다보고 있기는 하다. 뭔가 인생관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럴 리가 있나. 그저 나 같은 사람이 나 말고도 많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그런 글을 쓴 컵을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런 컵을 사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글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내 인생관을 되돌아보는 대신 여전히 세상 일이 다 잘될 리가 없지 않은가 라는 반문을 하고 있을 뿐이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내 뜻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는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들도 많다. 그중에는 개인적으로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싫은 사람들도 있다. 나와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데도 그냥 싫다. 그냥 그런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해도 되는데. 왜 이 세상에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낙관주의자가 아니라서 세상이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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