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1090)

지족재 2024. 9. 10. 03:52

늙어 가다 (1090)

 

2024년 9월 10일 새벽 3시가 다 되었다. 노염(老炎)인가. 여전히 덥고 습하다. 여름이 끝나가는 것 같기는 한데 좀처럼 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어제도 하루를 그럭저럭 잘 보냈다. 생활 패턴이 무질서한 것 같기는 하지만, 굳이 변명하자면 사실 내게는 그것이 질서라면 질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변명을 할 필요가 있나? 출퇴근도 하지 않으니 내 편한 대로 살고 있다. 그 패턴을 바꾸어야 할 이유도 없다. 바꿀 이유가 있다면 당장 바꾸겠지만. 불편한 것이 있다면 톡을 제때 못 볼 수도 있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대낮이나 초저녁에 잠에 빠지면. 그렇다고 내가 불편한 것은 없다. 좀 이기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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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에 또 산불이 났다고 한다. 미국에는 산불이 자주 난다. 규모가 너무 커서 진화하기도 어렵다. 이번에 산불이 난 지역의 크기는 여의도 15배 정도라고 하는 것 같다. 산불을 끄려면 헬기나 비행기가 동원되어야 한다. 사람이 뚫고 들어가서 진화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내가 머물렀던 오리건 주에서도 산불이 난 적이 있다. 산불로 큰 피해를 본 지역이 있었다. 허옇게 변해버린 앙상한 나무가 죽은 채 서 있었다. 수십 년이 지나야 복구가 된다. 우리나라도 삼림이 울창하고 사람이 접근하기도 힘들다. 산불이 나면 엄청난 피해가 날 수밖에 없다.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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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커피 때문에 심장 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카페인 때문에. 그러더니 어제는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마시면 근육 감소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40세 이상인 사람이 하루 3~4잔 정도는 마시는 게 좋다고 한다. 심장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해서 카페인 커피 대신에 디카페인 커피를 마실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로서는 잘 된 일이다. 디카페인 어쩐지 커피는 맛이 없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커피가 건강에 좋다느니 나쁘다느니 말도 참 많다.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하는 것인지.

 

에라 모르겠다. 그냥 편하게 마시련다. 설마 내가 커피를 하루에 여러 잔 마신다고 해도 카페인이 400 mg까지 들어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하루에 3~4잔까지는 마시지 않는다. 아주 많이 마시면 3잔. 그렇지 않으면 2잔 마신다. 그 안에 카페인 양이 얼마나 있는지 계산해 가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지는 않다. 결코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은 내 자신에게 너무 야박하지 않은가? 요즘 같이 고약한 세상에서 살면서 커피를 마시는 소소한 즐거움은 죽을 때까지 누리고 싶다. 카푸치노와 바닐라 라테를 포기하면서 아메리카노까지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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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에서는 아직도 여전히 내년의 의대 신입생 증원을 하지 말라고 한다. 대통령이 사과하고 복지부 장차관이 물러나야 대화를 한다고 한다. 대화를 할 생각이 없다는 것과 다름없다. 대단한 의사 단체이다. 정부를 굴복시키고야 말겠다고 한다. 그렇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응급실을 돌아다니다가 죽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응급실을 그만둔 의사 탓이 아니라, 의대 신입생 증원으로 의사가 응급실을 그만두게 만든 정부 탓이라고 한다. 의사들의 세상이 되나 보다. 국민이 죽어나가든 말든 그렇게 똘똘 뭉쳐 대드는데 어떻게 막겠는가? 아무튼 갑자기 아파서 응급실 뺑뺑이를 돌게 되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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