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1088)

지족재 2024. 9. 8. 03:46

늙어 가다 (1088)

 

2024년 9월 8일 새벽 3시 15분이 막 되었다. 열대야는 사라진 듯 하지만 여전히 덥고 습하다. 여름이 가는 듯 가지 않고 있고 가을이 오는 듯 오지 않고 있다. 어제도 하루를 잘 보냈다. 길 선생은 코로나에 감염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코로나 증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양 사장도 그렇고. 길 선생은 통영 여행 이후에 만난 사람들로부터 감염되었나? 아무튼 모를 일이다. 코로나도 잠복기가 있나? 코로나 백신 접종한 것도 효과가 떨어질 때가 되었다. 그러니 아무래도 며칠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현재까지는 별일 없지만, 누가 알겠는가? 며칠 후에 코로나 증세가 나타날지.

 

요즘 특별히 좋은 일도 없고 특별히 나쁜 일도 없다. 그냥 이만하기를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지 않고 있지만, 가능하면 나쁜 일은 안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바란다고 나쁜 일이 안 생길 수야 있겠는가? 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좋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 나쁜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 더 이상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지 않는 만큼은 나쁜 일이 안 일어나기를 바랄 수는 있지 않을까? 뉴스에 보면 횡액(橫厄)을 당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너무나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면 그런 횡액을 내가 피해 갈 가능성이 낮을 이유도 없지만 높을 이유도 없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서는 오히려 횡액을 피해 갈 가능성이 더 낮지 않을까? 내가 횡액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횡액이라는 것이 예고하고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소리 소문 없이 찾아온다. 그러니 그냥 운수소관이라고 생각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 하루하루 고약한 빌런을 안 만나면 다행이고, 하루하루 특별히 몸 어딘가 못 견딜 정도로 아프지만 않다면 다행이다. 내일이 되면 또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산다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 채 내일을 맞이하게 된다.        

 

+++

 

며칠 전에 출판사에서 추석 선물을 보내왔다. 이제 정말 그만 보냈으면 좋겠는데. 이제 출판사와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다. 출판사는 새 사람과 일을 시작한 지 이미 오래되었고 새 책도 나왔다. 나는 출판사를 진작에 잊었다. 출판사도 지나간 필자는 이제 그만 잊는 것이 좋다. 어차피 언젠가는 정리를 해야 한다. 앞으로 같이 일할 가능성도 전혀 없다. 이미 정리할 시간이 지났는데 출판사가 정리를 못하고 있다. 작년에도 올해 초에도 명절 선물을 그만 보내라고 했었다. 부담 갖지 말라고 하지만 부담스럽다. 출판사와 연락하지 않은지도 꽤 오래되었다. 한때 같이 일했던 필자로 남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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