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91)
2024년 9월 11일 아침 4시 50분이 막 지났다. 어제도 덥고 습했다. 오늘도 그럴 것 같다. 어제 늦게 길 선생의 모친상 부고를 받았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셨다고 한다. 별 다른 병환 증세는 없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9일 저녁쯤 돌아가신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런저런 이유로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한다. 양 선생, 김 원장과 함께 내가 대전으로 내려올 것 같아서 일부러 늦게 알렸다고 한다. 아마도 상주(喪主)인 길 선생 본인이 코로나 치료 중이고, 장례식장도 대전에 있고, 여전히 코로나가 유행 중이다 보니 가족들이 상의 끝에 가족장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들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아마도 노환으로 돌아가신 것 같다. 촛불 꺼지듯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신 것으로 보인다. 주변의 나이 든 분들이 차례차례 저세상으로 가고 있다. 정해진 길이고 거스를 수 없는 길이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언젠가는 저세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저 세상으로 갈 때는 순서가 없을 뿐. 통영 여행에서 나눈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떻게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 일반 병원 그리고 요양 병원에 얼마나 오래 머물다가 저세상으로 가게 될까? 간병인 보험을 들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었다.
나도 70이 다 되어가니 저세상으로 갈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기는 해야 한다. 사실 미리 준비해 둔 것도 있기는 있다. 11년 전에 납골당을 준비했다. 벌써 11년이나 되었다. 그때 갑작스러운 죽음을 여러 번 보면서 어쩐지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잘한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어느 날 어떻게 저 세상으로 가는지 미리 아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시한부 목숨이라면 그날을 위해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다. 좀 슬플까? 그것도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 아무튼 잘 죽고 싶다. 남은 식구들 고생시키지 않고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
알고 지내던 분들이 저세상으로 가는 것을 보면 이제 '나도 머지않아'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치게 예민한 것일까?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찍 저세상으로 간 사람들이 기억난다. 군대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대학 동기도 있었고, 서른도 되기 전에 사고로 죽은 고등학교 동기도 있었다. 의외로 저 세상으로 일찍 가버린 고등학교 동기가 적지 않다. 능력이 출중하면 하늘나라에서 쓰려고 일찍 데려간다던데. 그런지도 모르겠다. 같이 직장 생활을 하던 분 중에 일찍 가버린 분들도 적지 않았다. 그중에는 35살도 넘기지 못한 분이 있었다. 능력이 너무 출중했나? 그런데 이른 아침부터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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