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73)
2024년 8월 20일 저녁 7시 35분이 다 되었다. 오늘도 덥고 습했다. 폭염이 물러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잘 지냈다.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되는 백수라 그냥 덥고 습하면 바로 에어컨부터 켠다. 뉴스에서 보니 전력 부족이 올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다. 하기야 너도 나도 다 에어컨을 사용하다 보면 전력이 부족할 것 같기는 하다. 이런 상황이면 초등학교 개학을 좀 늦출 수 없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더위에 출근해야 하는 친구들이 걱정되어 톡을 보냈다. 매사에 낙관적인 양 사장이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면서 가까이 있는 마음만 잘 붙잡고 있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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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보니 지방 로스쿨이 적자에 허덕인다고 한다. 대형 로펌에서 주로 SKY 출신들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지방 로스쿨 출신들은 대형 로펌에 가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적지 않은 로스쿨생이 대형 로펌에 가기 위해 다니던 지방 로스쿨을 그만두고 SKY 로스쿨로 다시 간다고 한다. 처음에 로스쿨을 만들 때부터 이런 문제를 예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방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된다고 할 때 꼭 그 지방에 근무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서울 등의 수도권에서 근무하려면 대형 로펌에 가는 것이 유리하고, 대형 로펌에 가려면 SKY 로스쿨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
지방 로스쿨의 적자를 없앨 방법이 있나? 정원을 늘리고 등록금을 인상해 달라고 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하면 적자를 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인원들이 모두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 지방 로스쿨의 변시 합격률이 그리 높은 것 같지 않은 것 같다. 적자와 낮은 합격률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을까? 합격율이 낮다면 그 로스쿨에 진학하려는 사람도 줄어들지 않을까? 정원을 늘린다고 해도 여전히 SKY 로스쿨로 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반수를 하거나 휴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SKY 로스쿨에 합격하면 미련 없이 지방 로스쿨을 그만둘 것이고.
좀체 풀기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변시 합격률을 높인다고 해도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대형 로펌의 채용 인원은 정해져 있고, 대형 로펌이 SKY 로스쿨 졸업생을 선호하는 것을 막을 수도 없는 일이고, 전국의 로스쿨을 전부 SKY 로스쿨로 만들 수도 없는 일이고, SKY 로스쿨 정원을 대폭 늘릴 수도 없는 일이고, 대형 로펌이 채용 인원을 늘릴 수도 없는 일이고. 무슨 대책이 있을까? 대형 로펌이 변호사를 채용할 때 지방 로스쿨 졸업생을 의무적으로 뽑게 할 수 있나? 일종의 채용 할당제를 강제하는 방법이 있나? 글쎄. 사기업의 채용을 국가가 나서 좌지우지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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