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70)
2024년 8월 17일 저녁 7시 55분이 다 되었다. 오늘도 덥고 습했다. 이 시간의 기온은 29도. 뉴스에서 '역대급 폭염'이라고 한다. 열대야 기간도 예년보다 길고. 그런데 더우면 더운 대로 습하면 습한 대로 살아야지 별 수 있겠는가? 덥다고 하면서도 또 습하다고 하면서도 그럭저럭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하루가 잘 지나가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고. 나는 그냥 하루가 잘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딱히 낙천적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더위와 습기를 막아 주는 집과 에어컨이 있으니 그만하면 이런 더위와 습기 속에서도 하루가 잘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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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어느 아파트 지하에 있던 전기차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지하 주차창에 있던 수십대의 차가 전소하고, 유독한 연기로 주민들이 대피하는 일이 일었다.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오늘 뉴스를 보니 그 브랜드와는 다른, 하지만 전기차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아주 유명한 브랜드의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고 한다. 고작 차 1대의 불을 끄는데 4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사람들이 전기차 공포증을 갖게 된 것 같다. 이곳저곳의 아파트에서 지하에 있는 전기차 충전 시설을 없애려고 하고, 또 아예 전기차는 지하에 주차하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전기차 화재로 불이 난 지하 주차장의 처참한 모습을 보았다면 전기차 공포증이 생길 만도 하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도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나?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화재가 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파트가 많다 보니 아파트에서 불이 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인천 집이 있는 아파트 단지에도 지하 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 전기차 충전 시설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또 구조상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난다고 해도, 지상의 아파트로 불이 붙는 구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차들이 지상에 주차한다. 그래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막상 불이 나면 소방차가 제대로 진입할 수가 없다. 소방차 주차 공간이 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당산동 아파트에는 지상 주차장이 없다. 차 1대조차 주차할 수가 없다. 지하 주차장만 있다. 지하 주차장 천장에는 이런저런 배관이 잔뜩 노출되어 있다. 지하 3층부터 엘리베이터가 운행되고 있고.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시설이 있나? 관심을 갖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더러 전기차가 주차하는 것은 본 적은 있다. 주민 차인지 아니면 외부 차인지 모르겠지만. 관리소에서 전기차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전기차를 가진 주민에게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 사람들이 주차할만한 지상 주차장이라는 것이 아예 없으니.
오로지 그 특정한 배터리의 문제인지 아니면 모든 배터리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뉴스에서는 전기차를 충전할 때 완충(完充)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면 화재 위험성이 좀 낮아지는가? 아무튼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요새 지하 주차장이 없는 건물이 별로 없지 않은가? 인천 공항에도 지하 주차장이 있고. 그런 곳에서 전기차 화재가 나면 공항이 마비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제 주차할 때 옆차가 전기차인지 아닌지 살펴봐야 하나? 지금까지는 그래 본 적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도 없는데 앞으로는 해야 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전기차 공포증에 걸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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