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69)
2024년 8월 16일 저녁 7시 5분이 다 되었다. 오늘도 덥고 습했다. 변함없이. 오늘은 C 선생 그리고 L(2) 선생과 함께 대전의 한밭교육박물관을 다녀왔다. C 선생이 아침 7시 40분쯤 당산동에 도착했다. L(2) 선생을 만나러 경기캠으로 향했다. 러시아워라 차가 상당히 많았다. 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전에도 이 길을 갔었는데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내가 운전하지 않다 보니 길이 낯설기만 하다. 8시 30분쯤에 경기캠 주차장에서 L(2) 선생을 만나 함께 C 선생 차로 대전으로 향했다. 이런 길이 있었나? 최근에 만들어진 도로라고 한다. 꽤 긴 지하 터널 구간을 지났다.
서울 시내를 벗어나면서 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오산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가 다시 대전으로 향했다. 대전 시내로 들어서니 차가 많아졌다. 대전이라고 할 때마다 '웃는 돌'이라는 건물이 생각난다. 4~5층 정도의 건물로 기억한다. 35년 전쯤에 대전에 들른 적이 있었다. 출장 갔다가 시간이 남아 돌아서. 그때 어떤 커피집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그 커피집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 커피집이 있던 건물의 이름이 바로 '웃는 돌'이었다. 잊을 수가 없는 이름이다. L(2) 선생이 검색해 봤는데 지금은 그런 이름의 건물이 없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하다. 너무 오래전이니까.
어쩌면 그 건물 자체는 없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 그렇게 낡은 건물은 아니었다. 당시 대전이 확장되고 있었는데, 그 지역의 이름이 둔산이었던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신흥 개발지였다. 그러니 그 건물은 지금도 그대로 있고 아마 누군가 그 건물의 이름만 바꾸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어느덧 한밭교육박물관에 도착했다. C 선생이 미리 오늘 방문하는 것으로 예약했었다. 박물관 학예사가 그 책을 가져다주었다. 우리 일행을 아주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필요한 부분을 조심스럽게 펼쳤고 L(2) 선생이 사진을 찍었다. 105년이나 된 책이라 혹시라도 바스러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했다.
다행히 아무 일없이 사잔을 잘 찍었다. 비용이 있는 줄 알았는데 받지 않았다. 고맙게도. 박물관도 한번 둘러보았다. 전시된 소장품은 많지 않았다. 아마 수장고에 넣어 보관하는 소장품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누군가 이런 물건을 기증해서 이런 박물관이 운영될 수 있다니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박물관을 나서 식당을 찾았다. 대전의 유명 식당이라는 사리원 냉면집으로 갔다. 웨이팅이 있었는데 의외로 몇 분 안 되어 자리가 났다.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테이블 회전이 예상보다 빨랐다. 나 혼자였다면 아마 웨이팅이 없는 곳을 찾아 떠났을 것이다.
식사를 하고 서울로 향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새로운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즐거웠는데 두 선생은 어떤지 모르겠다. 나 때문에 오늘 대전까지 먼 거리를 여행하게 해서 미안할 뿐이다. 두 선생의 오늘 하루를 내가 망쳐 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중간에 휴게소에 잠깐 들렀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을 어디에 두었는지. 서울로 오는 길에는 차가 좀 많았다. 추돌 사고로 서 있는 차들도 있었고. 아무튼 당산동까지 무사히 왔다. 5시가 다 되었다. 집 근처 커피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고 40분 정도를 더 보냈다. 집에 들어오니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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