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843)

지족재 2023. 12. 24. 23:03

늙어 가다 (843)

 

2023년 12월 24일 밤 10시 20분이 다 되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 눈이 충분히 내렸으니 내일은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다. 그런데 '화이트'라고 해서 더 특별할 것이 있나? 사람이 별로 없는 산속의 풍경은 그럴듯하겠지만 사람 많이 사는 곳에서는 눈이 많이 내리면 다니기만 힘들 뿐. 너무 멋이 없나?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제 멋이고 뭐고 하는 감상에 앞서 현실에 충실해졌다. 감정이 메말라 버린 것 같다. 그렇다고 눈 내리는 풍경이 싫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여유를 즐기기에 앞서 넘어지지 않고 잘 돌아다녀야 한다는 걱정을 먼저 한다. 

 

+++

 

인력 시장에 대한 뉴스를 보았다. 이런 겨울에 날품팔이로 먹고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새벽마다 일거리를 찾아 모여드는 곳이다. 일거리를 얻는 사람도 있지만 일거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다들 사연이 있으니까 그런 곳까지 밀려 나왔을 것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살겠다고 작심한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냉혹한 세상이다. 한 곳에서는 몇 만 원짜리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겠다고 아침부터 줄 선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다른 한 곳에서는 먹고살자고 새벽부터 줄 선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에 아직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3D 업종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없어서 외국인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인력 시장에 모여드는 사람들은 왜 그런 일자리는 찾아가지 않는 것일까? 날품팔이가 그런 일 자리보다 좀 더 나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일자리가 날지도 모르면서 매일 새벽에 인력 시장에 가는 것이 더 힘들지 않을까? 나라면 그런 날품팔이보다는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갈 것 같은데. 아무리 3D 업종이라고 해도 그것이 낫지 않나? 내가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일까? 그런지도 모르겠다. 뭔가 이유가 있으니까 인력 시장으로 모일 것이다. 

 

어찌 되었건 우리나라에 가난한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가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그런 사람들을 부지런히 찾아 경제적인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호구지책을 면할 정도이겠지만, 그래도 그 정도라도 지원할 수 있는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정부에 돈이 많다면 가난한 사람들을 좀 더 지원할 수 있겠지만, 정부에 돈이 넘쳐 나는 것도 아니기에 그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무턱대고 세금을 거둬들일 수도 없고.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런 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845)  (0) 2023.12.27
늙어 가다 (844)  (0) 2023.12.26
늙어 가다 (842)  (0) 2023.12.23
늙어 가다 (841)  (0) 2023.12.21
늙어 가다 (840)  (0) 2023.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