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10)
돌이켜 생각해 보면, 몰라도 되는 것을 적지 않게 알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알았다고 해서 딱히 삶에 도움이 되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모든 것을 다 알아야 세상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몰라도 되는 것은 저절로라도 알고 싶지 않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일부러라도 모르고 싶다. 요즘 신문, TV, 영화는 알고 싶지 않은 세상까지 너무 자세히 알게 해 주어 불편하다. 그냥 내가 알고 싶은 것만 알고 싶다. 뭔가 사악하지 않은, 뭔가 영혼을 정화(淨化)해 주는 그런 것만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