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1153)

지족재 2024. 11. 13. 21:33

늙어 가다 (1153)

 

2024년 11월 13일 저녁 8시 40분을 막 지났다. 오늘도 그럭저럭 무탈하게 지나가고 있다. 40분 정도 저녁 산책을 하고 들어왔는데 제법 더웠다. 하지만 걷기에는 좋은 날씨라고 생각한다. 오늘 걸으면서 보니, 의외로 중국 음식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큰길로만 걸어 다녀서 못 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두 집 정도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보이지 않는다. 요즘에는 워낙 다양한 음식점들이 많이 생겨서 동네 중국집들이 점차 도태되고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가끔씩은 짜장면 생각이 나기도 한다. 아마 짜장면 배달하는 집은 지금도 있을 것이다. 

 

은퇴하기 전에는 학생들과 저녁 수업을 할 때 거의 매주 주문해서 먹었던 것 같다. 아직도 그 집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집은 내가 은퇴하기 전에 폐업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주 52시간 때문에 주중에는  무조건 하루를 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던 것 같다. 배달하는 사람도 구하기 어려워서 그 집 사장이 직접 배달했었다. 지금은 너도나도 배달 어플을 사용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하지 않았었다. 배달 어플을 깔아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문할 일이 별로 없다.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다 해주다 보니. 딸이, 막냇동생, 아니면 졸업생이 주문하니까.

 

내가 어려서는 중국집이 굉장히 흔했던 것 같다. 그냥 서민적인 그런 중국집.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에 동네에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집이 있었다. 주인이 화교 할머니였는데, 발이 아주 작아서 뒤뚱뒤뚱 걷는 분이었다. 전족(纏足)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했던 것 같다. 요즘에야 그런 풍습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그 할머니가 어렸을 때만 해도 전족 풍습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집 짜장면 맛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그 뒤로도 짜장면을 제법 많이 먹어 왔다. 요즘에는 다양한 음식이 배달되지만, 사실 배달 음식의 원조이자 대명사는 바로 짜장면이 아니던가?

 

중국집 배달 짜장면을 안 먹은 지 몇 년은 된 것 같다. 배달 음식이 다양해진 이유도 있고, 밀가루 음식을 줄이라는 말도 들었고. 그렇게 멀리하다 보니 중국집 배달 음식을 거의 몇 년간 먹지 않은 것 같다. 나 같은 사람이 많아서 중국집들이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즘은 짜장면 이외에도 선택할 수 있는 음식들이 너무 많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식집이라고 하면 최고급 음식점이었고, 나 같은 사람은 갈 수도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동네 횟집이 여기저기에 있다. 그래도 가끔은 짜장면 생각이 난다. 중국집 짜장면은 나름의 독특한 맛이 있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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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KJH 선생이 전화를 했다. 뭔가 좋은 일이 생겨서 전화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귤 한 상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어제 귤 한 상자를 받았는데 보낸 사람의 이름이 생소했다. 그런 이름의 졸업생이 있기는 했지만, 굉장히 오래전의 일이다. 내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가 정확히 적혀 있는 것을 보면, 잘못 보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이름을 알만한 사람에게 이야기했지만, 모두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오늘까지도 정체를 몰라서 궁금해하고 있었다. 누군지 알아야 고맙다는 인사를 할 텐데. 그런데 오늘 KJH 선생이 전화해 주어 드디어 정체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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