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152)
2024년 11월 12일 저녁 7시 5분이 다 되었다. 오늘 하루도 그럭저럭 지나가고 있다. 오전에 고혈압약 처방을 받기 위해 정 내과에 다녀왔다. 두 달에 한 번씩 가는데도 꽤 자주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석 달 분량의 약을 처방해 주면 좋으련만. 혈압을 쟀는데 120에 80이라고 한다. 혈압은 잘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꼬박꼬박 약을 잘 먹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한 지 벌써 7년이나 되었다. 7년 전 그때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힘들었는데 고혈압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었다. 집에서 혈압을 재었는데 너무 높게 나와서 정 내과에 다니기 시작했다.
1층에 있는 약국에 들렀다. 내가 오늘의 첫 손님인 것 같다. 두 달에 한 번씩 들리는데 약사가 나를 기억하고 있다. 이전에 고지혈약도 처방받았는데, 지금은 괜찮은지 묻는다. 그런데 두 달 전에도 똑같이 말했었다. 고지혈약 처방전도 가지고 오라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약국에 들른 김에 몇 가지 약을 더 샀다. 약국을 나서자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색이었다. 시간을 보니 걸어서는 안 될 것 같고 뛰면 충분히 건널 수 있을 것 같았다. 뛰었더니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 건널 수 있었다. 주차장 내 차 근처에서 어떤 남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 냄새가 좀 났다. 다른 곳에서 피우지 왜 하필 내 차 옆에서 피우는지.
주차비를 내지 않았는데도 정산이 되었다고 그냥 나가라고 한다. 그전에는 1000원은 냈는데. 주차하고 나서 30분 안에 나가면 주차비를 받지 않는 것 같다. 2층의 정 내과에서 처방전을 받아 1층 약국에서 처방약 사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데 30분이 채 안 지났던 것 같다. 병원에서도 첫 손님, 약국에서도 첫 손님으로 조금도 기다리지 않은 데다가 횡단보도 신호등도 바로 바뀌어서 그런 것 같다. 집에 가기 위해 세 차선을 가로질러 좌회전해야 하는데, 빠르게 오는 차들 때문에 결국 차선을 바꾸지 못해서 두 블록이나 더 가서 유턴을 했다. 깜빡이를 아무리 켜고 있어도 비켜주기는커녕 더 빨리 달려오는 것 같다.
첫 번째 블록에서도 유턴할 수는 있었는데 유턴 차량이 이미 많아서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한 블록을 더 지나쳐 유턴 차량이 1대도 없는 곳에서 유턴했다. 그래봐야 3분도 더 안 걸렸을 것이다. 무리하게 좌회전과 유턴하려고 하지 않고, 두 블록 더 가서 유턴한 것이 오히려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그냥 오는 차에 밀려서 그렇게 한 것이기는 하지만, 막상 그렇게 가 보니 훨씬 더 편안했다. 힘들게 차선 변경을 하지 않아도 되고. 오전 10시경이면 길에 차가 많지 않아야 정상일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 그 시간에도 길에 차가 많은 것이 정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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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사람들이 쓰레기 소각장을 짓는 것에 반대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마포구청에서 꽤나 골치 아프게 생겼다. 마포구 사람들이 저토록 반대하니. 마포구 쓰레기는 지금 어디서 소각하는지 모르겠다. 그 소각장이 마포구 쓰레기를 안 받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마포구 쓰레기는 마포구에서 소각하라고 하면서. 어떤 소각장도 마포구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 아예 마포구 쓰레기를 수거하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것이고, 그때 가서야 소각장 건설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할까? 아닐 것이다. 구청장도 서울시장도 모두 사퇴하라고 시위하고, 이런저런 소송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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