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131)
2024년 10월 21일 밤 10시 35분이 다 되었다. 선선하다. 어제 매우 늦게 잤는데도 새벽 2시도 되기 전에 잠이 깼다. 두 시간도 안 잔 것 같은데. 잠이 오지 않아 일어났다. 잠도 안 오는데 누워 있으려니 허리만 아프고. 잠이 좀 줄어들었다. 나이 들어가면서 자연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그냥 건강에 나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일단 일어나서 이런 것도 보고 저런 것도 보고. 아직 목이 좀 아프다. 많이 아픈 것은 아닌데 아프기는 아프다. 목감기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침 식사를 하고 나서 커피대신 캐모마일 차를 마셨다. 감기에 도움이 된다고 했던 것 같아서.
오전에는 운전할 일이 있었다. 운전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운전해야 할 때가 있다. 요즘에 그런 날이 많다. 나름 방어적으로 운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만 방어적이라고 사고가 안 나는 것은 아니다. 공격적으로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것을 다 방어할 수 없는 세상이 아닌가? 그러니 그냥 '오늘도 무사히'를 생각하면서 운전하고 있을 뿐이다. 나이 든 사람이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이제 운전을 그만두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다가도 실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튼 그만둘 때가 오기는 올 것이다.
어떤 항공사의 내년 추석 연휴의 호놀룰루 비행 편 예약이 마감되었다고 한다. 1년 뒤의 일인데. 대단한 사람들이다. 1년 뒤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그 1년 뒤를 보고 예약을 하다니. 운임도 굉장히 비싸다고 한다. 비수기 때의 몇 배나 된다고 한다. 그나저나 나도 하와이에 가 보고 싶기는 하다. 안 가본 지 꽤 오래되었다. 항공 여객 수가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가서 인천공항이 여행객으로 북적거린다고 한다.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해외여행을 하고 싶기는 하다. 하지만 1년 앞두고 비행기표를 몇 배 돈을 들여가며 예약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
오늘은 두 건의 부고를 받았다. 오전에는 K 선생의 부인상을 전해 들었다. 부인상이라니. 이제 61살이라고 하던데. 요즘에 여성은 85세 이상 사는 것이 보통이라고 생각했는데. 부고에서 '황망(慌忙)하다'라고 한 것을 보니 어쩌면 예기치 못한 상사(喪事) 였는지도 모르겠다. 오후에는 SDY 선생의 본인상 소식을 들었다. 이제 고작 56세라고 한다. 그동안 지병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잘 아는 S 선생의 부고는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두 분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인생무상(人生無常)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10월 들어 벌써 다섯 건의 부고를 받았다. 18일에는 친구 H도 일찍 저 세상으로 가서 나를 심란케 하더니, K 선생의 부인과 S 선생의 이른 죽음도 나를 심란케 한다. 나이 들면서 부고를 받는 일이 잦아져지만, 대개는 부모상이었다. 슬픈 일이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죽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끔씩 예기치 못하게 너무 일찍 돌아가시는 분의 부고를 받을 때가 있다. 남은 가족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두 마디 한다고 위로가 되지도 않을 것이고. 언젠가 같이 근무하던 CDS 선생의 본인상 때 그의 딸이 하염없이 울던 것이 기억난다.
'이런 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1133) (0) | 2024.10.24 |
---|---|
늙어 가다 (1132) (0) | 2024.10.23 |
늙어 가다 (1130) (0) | 2024.10.20 |
늙어 가다 (1129) (0) | 2024.10.19 |
늙어 가다 (1128) (0) | 2024.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