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1115)

지족재 2024. 10. 5. 21:13

늙어 가다 (1115)

 

2024년 10월 5일 저녁 8시 15분이 다 되었다. 오늘은 OSCU 문제를 해결했다. 내가 해결한 것은 아니고 OSCU 측에서 해결해 주었다. 명세서를 이메일로 받는 것에 동의하는 문제인데, 한국에서라면 은행에 가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은행이 미국에 있다 보니. 홈페이지에서 또는 app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PC에서 그 사이트가 열리지 않았다. 응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만 떴었고. app으로 접속했지만, 이번에는 OSCU에서 내 전화에 접속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떴었다. 나로서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문제가 있으면 전화하라고 되어 있지만, 내 전화 영어로는 상담이 불가능하다. 대면 영어도 쉽지 않은 판에. 그래서 보안이 유지되는 이메일 비슷한 것을 통해 상황을 전했다. OSCU에서 기술적인 문제인 것 같다고 이렇게 저렇게 해 보라고 했지만, 나로서는 불가능했다. 너무 기술적인 것 같기도 하고. 나름대로 이런저런 시도를 했지만 별무신통(別無神通)이었다. 할 수 없이 그런 상황을 다시 보안 이메일로 전했다. 전화 통화는 영어를 못해서 안 된다는 것도 전했다. 그러고 있는데 OSCU에서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아 주었다. 대신 문서에 서명해서 보내는 것으로. 

 

담당자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서 매니저하고 상의했다고 한다. 아무튼 해결이 되어 다행이다. 아무래도 내년쯤에는 계좌해지를 위해 미국에 가기는 가야 할 것 같다. 간 김에 여행도 하고. 몇 푼 들어있지도 않은 계좌라 당장 해지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여기서도 해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좀 복잡하다. 은행 측에서도 미국에 와서 해지하는 것이 좋다고 하고. 미국에 한번 갈 생각을 진작부터 하고 있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는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미국에 간 김에 한 두 달 정도 여행도 하고. 그렇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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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도 한 시간 정도 걸었다. 다행이다. 작심하고 4일째이니. 좀 걸으니 땀이 날 정도로 덥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닐 만했다. 눈으로 이 가게 저 가게 구경도 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했다. 민생이 어렵다고 하던데 어려운 사람만 어려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꽤 괜찮아 보이는 음식점의 적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들은 그다지 생활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에는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나 같은 중늙은이도 가끔씩 보이기는 했다. 이 시간이 중늙은이들이 돌아다닐 만한 시간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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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곧 교육감 선거가 있다고 한다. '뉴라이트, 친일교육 심판'이라는 플래카드가 보였다. 한동안 뉴라이트로 나라가 떠들썩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뉴라이트가 무엇인지 잘 알까? 잘 아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나는? 잘 모르는 쪽에 있는 사람이다. '신우파(新右派)'라는 의미일 것이다. 우파와 좌파가 있고 극우파도 있다. 극좌파라는 말은 잘 쓰이지 않는 것 같다. 신좌파라는 말도 듣지 못했다. '강남좌파'라는 말은 들어 보았다. '중도'라는 말도 있고. 이승만을 거론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을 이야기하면 뉴라이트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혹시 왜정시대 또는 일제강점기의 한국사람 국적이 일본이었다고 하면 뉴라이트인가? 혹시 친북과 친중을 표방하지 않아도 뉴라이트인가? 국군의 날 행사를 해도 뉴라이트인가? 25만 원씩 나누어주자는 것에 반대해도 뉴라이트인가? 노란 봉투법에 반대해도 뉴라이트인가? 이런저런 특검에 반대해도 뉴라이트인가? 설마 일본 관광을 가는 사람들이나 일본 물건을 사는 사람, 일본 노래를 듣는 사람, 일본 책을 읽는 사람까지도 뉴라이트로 보는 것은 아니겠지. 일본과의 협력을 이야기해도 뉴라이트인가? 나도 궁금하다. 어떤 것이 뉴라이트의 개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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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거나 신봉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의 식민지가 되면서 우리나라를 수탈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저런 기록을 내세우면서. 이제 일제강점기에  생활했던 사람들이 거의 저세상으로 가고 있다. 그 시대를 증언해 줄 사람들이 사라지고 만다. 수탈을 당한 사람들이 사라지면 수탈의 역사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남는 것은 기록뿐이다. 안타깝게도 지배자이자 가해자가 남긴 기록이 훨씬 많다. 피지배자이자 피해자가 남긴 기록은 거의 없고.  

 

지배자이자 가해자가 남긴 기록으로 그 시대를 온전히 복원할 수가 있을까? 사실 일제강점기에 피지배자이자 피해자가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방법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오래 살아서 육성으로 그 시대를 기억해 내는 것 이외에는. 여러 사람의 공통된 기억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저세상으로 가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기록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지배자이자 가해자가 남긴 기록으로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일본은 지배자이자 가해자의 입장에서 남긴 기록으로 역사를 논한다. 피지배자이자 피해자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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