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77) - 2
2024년 8월 24일 저녁 8시 40분이 다 되었다. 여전히 덥고 습하다. 아직까지도 에어컨 없이 지내기는 힘들다. 매미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대신 개 짖는 소리가 요란했다. 소리를 들어보니 틀림없이 두 마리 개가 싸우는 것 같다. 개 주인들이 뜯어말렸는지 금세 조용해졌다. 뭘 두고 싸웠는지 모르겠다. 오다가다 만났을 텐데. 그냥 호전적인 개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도 하루가 잘 지나갔다. 덥고 습해도 세월은 변함없이 잘 흘러간다. 이제 곧 이 여름도 끝날 것이고 과거의 일로 묻힐 것이다. 나도 흘러가는 세월에 맞추어 하루하루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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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같이 근무했던 분의 부고를 받았다. 뜻밖의 소식이라 놀랐다. 나이에 비해 건강하시다고 생각했는데. 그분은 20년 전쯤에 은퇴하셨다. 그 뒤로 다시 뵌 적은 없고, 가끔씩 소식을 전해 듣기는 했었다. 이제 84세라고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분은 내가 중학교에 다니던 때 그 학교의 선생님으로 계셨다. 대학에 오니 그분이 근무하고 계셨다. 그 인연으로 가깝게 지냈었다. 좀 일찍 돌아가셨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지병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진작에 부인이 편찮다는 말은 듣고 있었다. 부인을 위해 요양원에서 같이 생활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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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가 29일부터 파업한다고 한다. 간호사들도 파업하다고 한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근무는 그대로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 파업을 하는 병원에 이화의료원도 포함되어 있다. 이유가 있어 파업을 하겠지만,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와 환자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환자와 환자 가족은 아무 상관이 없는 제3자이다.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다. 심한 경우는 그들 손에 목숨을 맡겨야 한다. 의료 기사들도 파업하다고 하니 X레이나 CT촬영도 중단되는 것 같다. 의사는 그것을 보고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는데.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모르겠다.
의료 체계가 붕괴되고 있는 것 같다. 응급실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미 응급실 뺑뺑이 끝에 사망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정부를 탓하고 어떤 사람은 의사를 탓한다. 당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점점 정부를 더 탓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대책도 없이 의대 증원을 밀어붙여서 이 사달이 났다고 하지 않겠는가? 야당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의대 교수, 전임의, 전공의, 의대생도 모두 그렇게 이야기한다. 이제 언론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의사들 그리고 의사가 될 의대생들이 작정하고 나서니 결국 이렇게 전개가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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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뉴스만 잔뜩 있는 것 같다. 찾아보면 좋은 뉴스도 있기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뉴스는 눈에 잘 안 보이고 그저 이상하고 고약하고 해괴한 뉴스만 보인다. 불이 나서 몇 명이 사망했다는 뉴스, 교통사고로 몇 명이 사망했다는 뉴스, 이상한 사람이 길에서 칼부림을 했다는 뉴스, 어떤 큰 회사가 돈 떼먹고 파산했다는 뉴스, 음식값이 비싸졌다는 뉴스, 누가 누구를 등쳐 먹었다는 뉴스, 여기저기서 파업했거나 할 것이라는 뉴스, 국민 연금이 너무 적어 국민 연금 수령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뉴스. 온통 그런 뉴스만 가득한 것 같다. 게다가 정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고. 뉴스를 안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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