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797)

지족재 2023. 10. 21. 17:54

늙어 가다 (797)

 

2023년 10월 21일 오후 5시 5분이 다 되었다. 어제 오전에는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맑았다. 어제 임 선생, 최 선생, 그리고 이 S(2) 선생이 어제 창덕궁 구경을 함께 가자고 했지만 오전에 일정이 있어 동참하지 못했다. 그 대신 임 선생 등이 경기 캠퍼스로 복귀하는 중간에 당산동에 들러  잠시 만났다. 최 선생이 저녁에 회의가 잡혀 있다고 해서 40여분 정도 만났다. 창덕궁 나들이에 동참하지 못해서 시간이 되면 당산동에 들러가라고 했는데, 회의 때문에 안 될 것 같다고 하더니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 나를 보러 왔다. 고맙게도. 다음에 다시 일정을 잡아 차 한 잔 하러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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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에 집에서 당산동으로 오는 길에 차선을 바꾸다가 내 차가 긁히는 소리를 들었다. 옆 차선의 트럭이 양보하지 않고 쫓아와서 그냥 들이밀어 내 차를 긁은 것 같았다. 충분히 거리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깜빡이도 켜면서 차선을 변경하는 중이었는데. 비상등을 켜고 길가에 서려고 했는데 그 문제의 트럭이 그냥 가버렸다. 그래서 그 차를 따라 계속 갔는데도 설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도망치듯이 멀리 가버렸다. 차들이 많아 복잡한 거리에서 더 이상 그 트럭을 추적할 수도 없었다. 과속해서 쫓아갈 수도 없고. 내 차가 얼마나 찌그러졌을까 생각하면서 운수 나쁜 날이라고 생각했다.

 

그 트럭이 옆 차선에서 들어왔으니 블랙박스에 찍히지도 않았을 것이다. 트럭을 놓친 채 당산동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긁힌 곳을 찾아보았다. 다행히 찌그러진 곳은 없었고 약간 긁힌 자국만 있었다. 한 5 cm쯤 되려나. 물티슈로 닦으면 긁힌 자국이 지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마음이 푸근해졌다. 이 정도쯤이야. 수리가 필요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고 보니 그 트럭이 어쩌면 내 차를 긁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지 않고 그냥 가 버린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알면서도 사고 처리해 주기 싫어서 그냥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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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오래되다 보니 여기저기 수리할 곳이 많다. 지난번에 이미 여러 곳을 수리했는데도 수리할 곳이 또 생겼다. 샤워기도 바꾸어야 하고 식탁등도 바꾸어야 한다. LED 등이 좋다고 해서 그것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지난번에 거실과 방의 등도 모두 LED 등으로 교체했는데, 그때 같이 교체했어야 했는데. 라디에이터도 교체해야 한다고 한다. 그냥 두면 아래층으로 물이 흐를 수 있다고 한다. 아파트가 이래저래 마음에 안 들고 게다가 주차장도 좁아서 하루라도 빨리 새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지만 우리 집 팔아서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애초에 이것으로 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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