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798)

지족재 2023. 10. 23. 15:19

늙어 가다 (798)

 

2023년 10월 23일 오후 2시 35분이 다 되었다. 오늘도 무탈하게 지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무탈하게 하루를 잘 보내는 것도 쉽지 않은 나라가 된 것 같다.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얼마 전에는 친구들끼리 여행 가던 중 버스에 받혀 4명이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언제까지 이런 원시적인 사고를 봐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버스 기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버스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버스 기사 문제이든 버스 문제이든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나도 항상 친구들과의 여행을 꿈꾸고 있는데 그런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할까 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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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간다. 온전히 단풍에 취해 있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사람 없고 조용한 곳을 찾아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곳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실행할 만한 용기가 없다. 사람 없고 조용하고 단풍이 아름다운 그런 곳이 있다면 차를 몰고 한 바퀴 돌아보고 오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근처에 그런 곳은 없는 것 같다. 단풍이 아름다울 수는 있지만 사람도 많고 조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운전이 부담스럽다. 그저 유튜브나 보면서 가을 기분을 느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실행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전히 좋은 여행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가 봐야 할 곳이 너무 많다. 가 본 곳 중에서도 다시 가 보고 싶은 곳도 많다. 가끔은 우리나라 섬을 다녀보고 싶기도 하다. 유튜브에서 보는 섬은 꽤나 낭만적이다. 실제로 그렇게 낭만적인지는 모르겠다. 섬사람들도 친절하고. 그런 곳이 있다면 며칠 머무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차로 갈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좀 큰 섬이라면 배에 차를 싣고 갈 수도 있는 것 같다. 운전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막상 내 차 없이 다니려면 그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배를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긴 시간 동안 배를 타게 되면 틀림없이 멀미를 하게 될 것이다. 언젠가 금강산 가느라고 상당히 큰 배를 탔었는데 그 배에서도 멀미하느라 식사를 전혀 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배를 타는 시간이 짧아서 멀미는 하지 않는 아주 가까운 섬이어야 하고, 내 차를 실을 수 있고, 게다가 아름다운 해변이 있어야 하고, 관광으로 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섬사람들은 친절하고, 게다가 터무니없이 바가지를 씌우는 상인도 없고, 숙박 시설은 깨끗하고 불편하지 않고... 그런데 그런 섬이 있기는 한 것일까? 석모도정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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