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2) - 백두산 1
8월 17일 오후 1시쯤 집안을 출발해서 송강하(松江河)로 향했다. 송강하는 백두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도시이다. 송강하로 가는 도중에 화장실도 들릴 겸 조선족이 운영하는 ‘고구려 휴게소’라는 상점에 들렀다. 한국인을 상대하는 가게라 화장실은 잘 해 놓은 편이다. 송강하에 도착해서 먼저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를 끝내고 근처에 있는 호텔에 7시 40분쯤 도착했다. 영래원 호텔(瑛铼源酒店)이다. 준4성급으로 개업한지 얼마 안 되는 호텔이라고 했다. 8월 18일. 5시 모닝콜에 일어났다. 호텔 바깥을 구경하고 올라와서 Y에게 전화해서 6시에 식사를 같이 했다. 호텔의 아침 식사로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음식들이 많았다. 7시 5분쯤 호텔을 출발해서 8시 30분쯤에 이도백하(二道白河, 중국어 발음으로는 얼다오바이허)에 도착했다. 백두산 관광의 전초기지인 이도백하는 외형적으로는 상당히 깨끗했다. 백두산이 보였다. 이도백하의 날씨는 좋았지만 가이드는 여전히 천지를 볼 확률은 95%라고 했다. 백두산 정상에는 항상 구름이 있고, 따라서 천지를 볼 확률이 100%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송강하 가는 길목의 고구려휴게소
영래원 호텔. 사진 전면이 백두산 방향
백두산(중국에서는 長白山, 중국어 발음으로는 창바이산) 북파산문 입구에 도착했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를 주차장에 세운 뒤, 걸어서 북파산문 입구를 지나 셔틀버스를 탔다. 길 양편의 쭉 늘어선 나무들이 인상적이었다. 셔틀버스를 30여분 정도 타고 지프 주차장에 도착했다. 지프 주차장에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장가계 생각이 났다. 순서를 기다려 지프를 타고 천지까지 갔다. 젊은 운전사들은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노면도 좋지 않은데다가 구불구불한 길을 시속 5-60 km로 달렸다. 이런 식으로 운전해도 괜찮을까? 안전벨트는커녕, 손으로 잡을 곳도 없었다. 원심력에 따라 몸이 이리저리 쏠렸다. 내게 차를 주고 운전해서 가라고 해도 못 갈 것 같은 그런 길이다. 차 두 대가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길에 한 쪽은 벼랑인데도, 올라가는 차나 내려가는 차나 모두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스릴을 넘어 불안감마저 엄습했다. 좋은 차라고 하지만, 펑크라도 나면 곧바로 대형사고인데…. 불안한 마음에 주위를 구경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멀리 보이는 길에는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수십 대의 지프차가 보였다. 엄청난 속도에 사진도 찍을 수도 없었다. 그저 몸을 내 맡기는 수밖에는…. 20여분 정도 지나 천지 입구인 기상대 주차장에 도착했다. 한편에 기상대가 있었다.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 아. 이런…. 상상도 할 수 없는 화장실이 여기에도 있었다. 국가가 관리하는 관광지에 그런 화장실이라니…. 백두산 간다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고 싶다. 백두산이 머잖아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긴 하지만, 그것 때문이 아니라 화장실 때문에 백두산을 보게 하고 싶지 않다.
북파산문
* 후기: 근자에 들으니 백두산 정상에 화장실이 정비되었다고 한다. (201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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