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2) - 백두산 2
천지를 보기 위해 계단을 따라 천문봉(天文峰) 쪽으로 걸어올라 갔다. 사람들이 많았다. 거의 빼곡했다고 말해야 할 정도였다. 한국인들도 많았고 중국인들도 많았다. 전문 사진사에게 4만원을 주고 일행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여기’, ‘뒤로’, ‘빨리 빨리’, ‘4만원’ 정도의 한국어만 말하는 중국인 사진사들 이외에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위치를 절대 잡을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관광객들이 넘어가지 못하는 줄이 있었지만, 그 사진사들은 예외. 관광객들이 아니니까? 그들이 그 줄을 넘어 가라면 넘어가도 되었다. 1인당 만 원꼴이니 사진만 잘 나온다면 그다지 나쁜 것 같지는 않았다. 사람들에게 밀려다니다가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곳에서 천지 전경을 담았다. 쾌청한 날씨 덕에 천지는 잘 보였다. 천지는 화산 분출로 생긴 화구에 물이 고여 만들어진 칼데라 호이다. 평균 수심이 200여 미터라고 한다. 북파 코스에서는 천지에 내려갈 수가 없다. 천지에 손을 담그는 것을 상상했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멀리 북한이 보였다. 북한에서 올라오는 코스가 있으면 좋으련만.
천지. 멀리 보이는 쪽이 북한
천지에서 내려다 본 백두산 자락
천지. 건너 쪽이 북한
천지를 보고 내려와 기념품을 파는 곳에 들렀다. 많은 사람들이 실외, 실내에서 담배를 피워 댔다. 중국은 흡연자들의 천국이라고 하더니. 백두산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내려가는 지프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여기서도 새치기가 심했다. 눈앞의 새치기가 괘씸했지만, 그렇다고 어찌해 볼 수도 없었다. 그래도 기다리다 보니 내려가는 지프를 탈 수 있었다. 예상했던 그대로 20여분을 힘들게 내려 왔다. 북파 코스의 지프차는 다시 타고 싶지 않다. 백두산에 처음 와서 천지를 보았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장백폭포를 보러 갔다. 주차장에서 내려 1 km 정도 걸어 올라가야 했다. 그 장백폭포 옆으로 천지에 오르는 길이 보였다. 가이드에 의하면, KBS TV의 프로그램 ‘1박2일’ 팀이 오르던 코스지만, 사고로 폐쇄되었다고 한다. 어차피 보고 와야 할 장백폭포이기에 서둘러 올라갔다. 장백폭포를 조망하는 곳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백두산 천지의 물이 달문을 통해 천문봉과 용문봉(龍文峰) 사이의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다가 떨어지는데, 그것이 장백폭포이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평일임에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다니. 장백폭포를 잠시 바라보다가 폭포 전경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이 많아 좋은 자리를 잡기 어려웠다.
장백폭포. 뒤에 ‘1박2일’ 팀이 갔던 코스가 보인다.
뒤에 보이는 산이 백두산. 가운데 물줄기가 장백폭포로 이어진다.
여기저기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따가운 햇볕에 앉을 만한 곳을 찾았지만, 그런 곳은 이미 사람들 차지가 되어 있었다. 주차장의 가게 안에도 사람들로 가득 찼고, 더웠고, 담배 냄새까지 가득했다. 땡볕에 모자도 없이 손으로 햇볕을 가린 채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1시 조금 넘어 일행이 모두 모였다.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북파산문 입구로 향했다. 그렇게 해서 반나절 정도의 백두산 관광을 마무리했다.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이동했다. 1시 40분쯤 조선족이 운영하는 ‘美食城’이라는 이름의 이 식당에서는 사골국과 더덕무침, 노루고기, 오가피잎무침 등을 내 놨다. 우리 말고도 다른 한국인 일행들이 있었다. 식사 후에 한국식 인스턴트커피도 한잔 마실 수 있었다. 하지만 화장실은 고쳐야 할 것 같았다. 왜 그동안 한국인들이 불평을 하지 않았을까? 식사가 좋으면 뭐하나. 냄새나는 화장실이 옆에 있는데…. 사람들도 참. 2시 30분에 식당을 출발하여 연길로 향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면서. 뒤 돌아보니 자는 사람이 반이나 되었다.
* 후기 2012. 8. 17 며칠 전에 뉴스에서 백두산의 한국계와 조선족계 호텔들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들었다. 장사가 되는 것 같으니 중국 측에서 한국과 조선족 자본을 몰아내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내 쫓더라도 보상은 제대로 해 주어야 할 터인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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