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1174)

지족재 2024. 12. 4. 00:55

늙어 가다 (1174)

 

2024년 12월 4일 수요일 새벽 0시 10분이 다 되었다. 윤 대통령이 어젯밤에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내 생전에 계엄이 다시 선포되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경천동지(驚天動地)와 '쥐도 새도 모른다'는 이런 때 쓰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야당의 운동권 의원이 계엄설을 퍼뜨렸을 때만 해도 그냥 혹세무민 전략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에게 이런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을 줄이야. 여당의 당대표도 당장 반대하고 나섰다. 과연 이 비상계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로 비상계엄 해제가 가능하다고 하던데, 야당의원 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그런데 그것이 가능할까? 계엄 포고 1호를 보면 일체의 정치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 그러면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하는 것이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닌가? 국회의사당에 들어갈 수도 없으니. 윤 대통령을 데드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결코 데드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야당은 대통령을 끌어내릴 궁리만 하더니, 이제 비상계엄에 어떻게 대응하려나? 비상계엄 하에서 장외 집회를 하다가는 곤욕을 치를 수도 있을 텐데. 계엄설이 단지 해프닝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다시 한번 놀랍다. 혹시 민주당의 그 운동권 의원은 뭔가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까?  

 

그가 진작에 계엄을 예견했으니 역사에 대단한 의원으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 이래서 세상일은 모르는 것이다. 아무튼 용산 대통령이 여의도 대통령과의 힘 겨루기에서 밀리기만 하다 보니 결국 비상계엄 선포에 이르게 되었다. 야당이 사사건건(事事件件) 물고 늘어지고, 예산안도 마음대로 주무르면서 정부 운영의 발목을 잡더니. 그래서 비상계엄이 아니면 이 국면을 도저히 전환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비상계엄이 선포되기를 바랐던 사람들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계엄은 절대로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튼 내 머리로는 따라갈 수가 없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옛날과 다르게 요즘 세상은 엄청나게 변했기에 계엄 같은 것은 말조차 꺼낼 수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그나저나 이제 야당 측 스피커들은 뭘 할 수가 있을까? 이런저런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대통령을 엄청나게 비난해 왔는데. 방송에서 활동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해 보이고,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것도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생업으로 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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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선포로 국회의사당 출입이 금지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국회에 모인 야당 의원들이 새벽 1시에 국회에서 순식간에 비상계엄 해제 안을 통과시켜 버렸다. 아니. 도대체 이게 뭐야. 고작 '2시간 천하'인가? 윤대통령은 다시 데드덕이 되는 것인가? 이렇게 한밤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인가? 준비나 제대로 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하든가 할 일이지. 그냥 한밤의 쇼타임으로 끝나고 마는 모양이다. 윤 대통령은 다시 데드덕이 되고 말았다. 이대로 비상계엄이 해제되고 나면 이제 윤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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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20분이 다 되었다. 오늘은 비상계엄과 해제로 시끄러운 하루였다. 이 시끄러움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 윤 대통령의 어설픈 승부수는 실패했고, 이제 그 대가(代價)를 치를 일만 남았다.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 야당 측에서 원하는 대가는 확실하다. 야당 측에서는 그 대가를 받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할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의 당 대표, 그리고 어쩌면 혁신당의 당대표도 사법 처리를 일거(一擧)에 종식(終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당의 친한계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윤 대통령이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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