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통영 여행 1일 차 (2024년 9월 1일)

지족재 2024. 9. 1. 03:40

통영 여행 첫날 (2024년 9월 1일)

 

2024년 9월 1일이다. 통영 여행 첫날이 시작되었다. 새벽 3시 35분이 막 지났다. 6시에 나서야 하는데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잠 주기를 조절하지 못해 제대로 못 자고 나가야 한다. 여행을 간다고 마음이 좀 설레서 그런 것도 있고. 아무튼 잠자는 시간을 놓쳤다. 오늘 특별한 일정은 없다. 그냥 통영 숙소까지 무사히 가서 저녁 식사를 잘하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다. 내일은 아침부터 욕지도에 가야 하기 때문에 오늘 저녁에 양 사장의 주량을 체크해야 한다. 김 원장이 없어 많이 마시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소주 1병을 넘어가지 않도록 지켜봐야 한다. 

 

아침 6시에 당산동을 출발했다. 전철 시간을 확인하니 6시 17분에 출발하는 전철이 있다. 10분 정도 걸어서 문래역 3번 출구에 도착했다. 아침 시간인데도 무척 더웠다. 긴 셔츠에 겉옷까지 챙겨 입고 배낭도 짊어지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전철이 도착할 때까지 땀을 많이 흘렸다. 플랫폼에는 에어컨 시설이 없나? 덥고 습했다. 등이 땀으로 좀 젖었을 것이다. 신도림행 전철에 사람들이 있었지만 앉아서 갈 수 있었다. 에어컨이 있어서 무척 시원했다. 주위 사람들을 보니 모두들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전철 안은 조용했다. 다들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어서 그런지 작은 대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전철 안에 내 또래 이상 되는 노인들이 적지 않게 타고 있었다. 그중에는 배낭을 가지고 있는 노인들이 적지 않았다. 다들 어디를 가는지. 나도 배낭을 메고 있기는 하지만. 배낭을 메고 걷는 것이 쉽지 않았다. 배낭에 이것저것 집어넣다 보니 배낭이 좀 무거워졌다. 배낭여행이 처음인지라. 교대역에 잘 도착했다. 3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좀 걸어가야 했다. 오금행 전철을 타고 남부터미널 역을 지나니 바로 양재역이다. 7시쯤 도착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10분 정도 늦었다. 환승역까지 걷는 시간이 있었고, 오금행 전철의 시간 간격이 꽤 있었다. 양재역에서 내려 양 사장과의 약속 장소로 갔다. 

 

양재역 1번 출구에서 경부 고속도로 방향으로 20m쯤 되는 곳으로 갔는데 횡단보도가 있어 차가 잠시 정차하는 것은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더 내려갔다. 서초청년센터 앞에서 30초 정도는 정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7시 30분에 1~2분 정도 못 미쳐 양 사장 차가 나타났다. 검은색 소나타가 비상등을 깜빡이면서. 손을 흔들어 내가 있음을 알렸다. 올라타는데 30초도 안 걸렸을 것이다. 성공적으로 만났다. 다음에는 길 선생을 pick up 해야 한다. 20분 정도 가니 죽전 간이 정류장이 나타났다. 길 선생도 이미 도착해 있었다. 역시 30초도 안 되는 시간에 길 선생을 태울 수 있었다. 통영을 향해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성공적인 pick up을 기뻐하면서 휴게소에 잠깐 들러가기로 했다. 8시 20분경 안성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양 사장과 길 선생은 뜨거운 아메리카노, 나는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셨다. 양 사장이 사 온 찹쌀 도넛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8시 50분에 안성 휴게소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8시 55분에 안성 휴게소를 출발했다. 두 시간 정도 수다를 떨면서 갔다. 김 원장이 동행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 일요일 아침이라 차가 많지 않아 편안했다. 판교, 동탄, 그리고 오산까지의 풍경은 그냥 대도시 풍경. 대형 건물들과 아파트가 즐비했다. 길 선생말로는 오산까지는 수도권이라고 한다. 10시 40분쯤 김천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다시 고속도로로 복귀했는데, 내비게이션이 reset 되어 다시 작동시키기 위해 선산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11시 10분이 채 안 되었다. 내비게이션을 다시 작동시켜 경로를 확인하고 고속도로로 복귀했다. 울창한 삼림에 감탄을 연발했다. 11시 25분쯤에 동상주 영업소에서 통행료를 계산했다. 왜 중간 계산을 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통행료를 내고 다시 고속도로로 복귀했다. 양 사장은 어제 결혼식에 가서 술을 좀 마셨다고 했는데 멀쩡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1시간 정도 더 가서 영산휴게소에 진입했다. 거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양 사장은 설렁탕을, 길 선생은 시래기추어탕을, 그리고 나는 순두부찌개를 주문했다. 

 

12시 50분쯤 식사를 마치고 다시 고속도로로 복귀했다. 50분 정도 지나 칠원 영업소에서 다시 통행료를 계산해야 했다. 그리고 또 고속도로로 복귀했다. 통영까지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갈아타야 했다. 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양 사장은 내내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1시간 정도 후에 북통영 영업소에서 통행료를 계산해 주고 드디어 통영에 진입했다. 이제 숙소가 있는 연명항까지 가면 된다. 꽤나 복잡한 시내길을 무사히 통과해서 통영대교를 지나 산양으로 향했다. 산양은 통영의 남쪽 끝에 있다. 3시쯤 연명항에 도착했다. 양 사장이 내내 운전했다. 돌아가는 날까지 베스트 드라이버 양 사장이 운전해야 한다.   

 

연명항은 아주 작았다. 작은 고깃배들만 사용하는 포구 같았다. 산 밑에 자리 잡은 동네를 돌아보니 100호 정도나 될지 모르겠다. 아주 작은 동네였다. 마트도 없는. 대신 구판장이라는 이름의 가게가 보였다. 물 3개를 사고 숙소에 도착하니 3시 20분쯤 되었다. 양 사장이 주선한 곳으로 무료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낡은 집을 잘 수선해 놓았다. 아주 깨끗했다. 짐을 풀고 수다를 떨면서 잠시 쉬었다. 자주 보는 사이인데 뭔 할 말이 그리 많은지. 16시 55분쯤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저녁 식사하러 통영 시내로 가야 해서. 아무래도 술 한잔은 해야 해서 차를 가지고 가지 않기로 했다. 20분 정도 가는 동안에 기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통영이 어느덧 유령도시가 되어 간다고 한다. 일 자리가 없어서 젊은이들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5시 20분쯤에 전화로 확인해 둔 벌집반다찌 집에 도착했다. 기사도 이미 알고 있는 곳인지 바로 찾아 찾아왔다. 차를 가지고 가는 대신 택시를 이용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영의 다찌집은 일종의 전통으로 볼 수 있다. 통영에 간 김에 경험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해서 그리 가기로 했다. 계획은 내가 했지만, 두 사람 모두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인터넷 후기만 보고 고른 집인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가성비도 좋았고 음식도 괜찮았고. 그리고 소주 2병과 맥주 1병. 이런 자리에는 김 원장이 있어야 했는데.   

 

다찌집

 

7시쯤 되어 반다찌집을 나와 카페를 찾았다. 그런데 카페가 안 보였다. 어떤 젊은 사람에게 물었지만, 그 사람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우리끼리 왜 카페가 안 보이냐고 투덜대고 있는데, 그 모양을 본 어떤 분이 친절하게 카페가 있는 곳을 알려주었다. 7시 10분쯤에 컴포즈 카페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무튼 70이 가까운 중늙은이 셋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50분 정도 있었다. 카카오 택시를 불렀더니 금방 왔다. 그 택시를 타고 연명항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 기사는 성격이 급한 사람 같았다. 신호등도 차선도 무시하면서 내달렸다. 속이 울렁거려 멀미하는 줄 알았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8시 10분쯤 연명항에 도착해서 양 사장이 점잖게 한 마디 했는데, 기사가 멋쩍게 웃으면서 그렇게 빨리 달린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어이가 없았지만, 무사히 왔으니 그냥 웃고 넘어가기로. 컴컴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 연명항에서 잠시 산책. 양 사장이 방파제 낚시를 하던 곳을 안내해 주었는데 공사 중이라 갈 수는 없었다. 8시 40분쯤 숙소로 돌아와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10시 20분쯤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아침에는 5시에 일어냐야 했기에 일찍 자기로 했다. 날이 더워 선풍기는 켜 놓은 채. 모기도 있는 것 같아서 양 사장이 준비한 모기향도 켜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