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여행 전야(前夜) (2024년 8월 31일)
내일 기다리던 통영 여행이 시작된다. 그런데 김 원장이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다. 김 원장이 며칠 전에 아주 난감해하면서 전화를 했었다.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고. 생업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톡으로 넷이 상의했는데, 이번에는 김 원장 없이 셋이 여행을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넷이 다시 스케줄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길 선생 사정으로 이미 스케줄을 한 번 변경했었다. 그리고 다시 양 사장 사정으로 3박 4일이 2박 3일로 줄었다. 100% 백수인 나는 스케줄 조정이 용이하지만, 생업 전선의 김 원장과 양 사장은 스케줄 조정이 쉽지 않다.
김 원장을 두고 가게 되어 아쉽기는 하지만, 여행 다녀와서 언제든 만날 수 있으니까 아쉬움을 접기로 했다. 넷이 여행할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안 되는 일을 억지로 할 수는 없다. 양 사장이 창동에서 차를 가지고 양재역으로 오기로 했다. 차 번호와 색깔, 차종을 톡으로 보내 주었다. 검은색 소나타에 비상등을 깜빡이고 있기로 했다. 양재역 1번 출구에서 나와 경부고속도로 방향으로 20m쯤 가면 차 세울 곳이 있다고 한다. 양 사장이 약속 시간보다 5분 일찍 나오라고 한다. 7시 30분쯤에 만나기로 했는데, 나는 성격상 7시에는 그곳에 가 있을 것이다. 내일 아침에 아무 일이 없다면.
길 선생과는 죽전 간이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사실 나는 그곳이 어딘지 잘 모른다. 아무튼 그곳에서 8시에 만나기로 했다. 양 사장이 루트를 잘 짜고 있을 것이다. 양재역에서 그곳까지 20분쯤 걸린다고 한다. 일요일 아침이라 수월하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넷이 여행하는 것이 참 어렵다. 1972년 여름 방학에 넷이 여행을 하고 52년 만에 다시 하게 되는 줄 알았는데. 넷이서 하루 저녁 만나 술 한잔 했던 적이야 셀 수 없이 많다. 지금까지도 적어도 세 달에 한 번은 무조건 만나니까. 만나봐야 이미 했던 이야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는 수준이지만.
통영 여행 계획을 나보고 짜라고 했는데 대충 머릿속으로만 그려 두었다. 일단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것은 아니다. 통영이 좋다고 해서 통영으로 행선지가 잡히기는 했지만, 딱히 통영을 구경하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니다. 원래는 신지도라는 섬으로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좀 불편한 일이 생길 것 같아서 욕지도로 방향을 바꾸었다. 내가 욕지도에 가고 싶은 마음에 욕지도를 꺼냈다가 당첨이 되었다. 그래서 통영으로 가는 것이다. 또 통영에 준비된 숙소도 있다. 내일 통영 숙소에 몇 시쯤 도착할지 잘 모른다. 오후 2~3시쯤 되지 않을까? 그 시간에 통영 구경을 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 동피랑, 서피랑이 있다고 하지만.
숙소에서 좀 쉬다가 저녁 먹으러 나갈 계획이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다찌집에 가 보려고 한다. 통영에는 다찌라는 음식 문화가 있다고 한다. 잘 모르지만 한상 가득 차려준다고 한다. 온다찌와 반다찌가 있고. 중늙은이 셋이 온다찌 집으로 가는 것은 여러 가지로 좀 부담스럽고 아마 반다찌 집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그냥 바닷가 횟집에 갈 수도 있고. 저녁 식사를 마치고는 숙소로 돌아와 일찍 자야 한다. 9월 2일에 욕지도에 가려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 욕지도에서 통영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배가 3시 30분에 있으니까. 그 시간 안에 욕지도 일주도 하고, 점심도 먹으려면.
내 계획에는 욕지도 점심 식사 장소와 들러야 할 카페가 있다. 커피 한잔 마시고 나면 욕지도를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월요일에 비 예보가 있어 좀 걱정이 된다. 배가 안 뜨면 못 가니까. 욕지도에 들어갔다가 못 나오는 수도 있고. 아무튼 그것은 당일이 되어 봐야 알 것이다. 양 사장이 욕지도 1박이 어떠냐고 했는데, 그것도 내일 상황 봐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일기 예보를 봐야 한다. 태풍 산산 영향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통영으로 돌아오면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 된다. 저녁을 먹고 3일 아침 서울로 가야 하니 일찍 자야 한다. 욕지도에서 하룻밤을 자도 마찬가지이다.
계획대로 진행이 될지 안 될지 잘 모른다. 칠순이 된 한 사람과 칠순을 앞둔 두 사람에게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알 수 없다. 그러니 그때그때 형편에 맞추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절대 무리하지 않고. 양 사장이 미리 차를 점검하고 시운전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운 나쁘게 오가는 길에 돌이 튀어 앞유리가 깨질 수도 있다. 그런 일이 안 일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아무튼 통영 여행은 그렇게 끝날 것이다. 통영과 욕지도를 제대로 구경하지도 못한 채. 그래도 상관없다. 통영을 오가는 시간을 셋이 함께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김 원장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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