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책) 시가 내게로 왔다

지족재 2024. 7. 25. 08:22

(책) 시가 내게로 왔다(김용택, 마음 산책)

 

내가 가진 책은 2003년 8월에 발행된 1판 17쇄이다. 1판 1쇄가 2001년 4월에 발행되었고, 2년 4개월 만에 17쇄를 찍었으니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다. 당시 MBC의 '책을 읽읍시다'의 선정 도서였다고 한다. 이 책은 김용택 시인의 시집이 아니고 김용택이 사랑하는 시를 모은 것이다. 김용택의 시가 아닌데도 그렇게 많이 팔린 것을 보면 단지 김용택 시인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용택 시인의 독자가 많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용택 시인의 시를 가끔씩 본 적이 있다. 별 다른 생각이 있어서 본 것은 아니고 그냥 뭔지 모를 편안함이 있었기에.  

 

그런데 시인마다 좋아하는 시가 다른 것 같다. 최근에 읽은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에서 안도현이 노트에 베끼고 싶다고 선정한 시와 <시가 내게로 왔다>에서 김용택이 사랑하는 시를 보니, 일치하는 시가 단 한 개도 없었다. 몇 명의 시인이 두 시집에 모두 나오기는 하지만, 그 시인들의 시 중에서 김용택과 안도현이 선정한 시는 같지 않았다. 내게는 김용택이나 안도현이 같은 부류의 시인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좋아하는 시 일부는 겹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놀랄만한 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수많은 시 중에서 단지 몇 십 개 정도만을 골라야 하는 것이니까.

 

대학에 근무할 때 학생들에게 가끔씩 김용택 시인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유명한 시인이라고. 초등학교 교사로 있으면서도 동시에 특정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예로 김용택 시인을 거론했었다. 내가 아는 초등학교 선생님들 중에 난초 전문가도 있었고, 약초 전문가도 있었고, 톱 연주자도 있었다. 또 서예가도 있었고, 시인도 있었고, 일어 능통자도 있었다. 그렇게 뭐든지 열심히 하면 초등교사를 하면서도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그리고 김용택 시인의 시처럼 읽기에 어렵지 않은 시를 써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인이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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