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인튜이션(게리 클라인 저, 이유진 역, 장영재 감수, 한국경제신문)
내가 가진 책은 2012년에 발행된 한국어 번역본 1판 1쇄이다. 한국어 제목이 '인튜이션'이어서 영어 제목도 Intuition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고 'Sources of Power: How People Make Decisions'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힘의 원천: 사람들은 어떻게 결정을 하는가'라고 하겠다. 역자가 번역하면서 그 힘의 원천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 직관이기 때문에 '인튜이션'이라고 한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그런데 왜 굳이 영어를 사용했을까? 그냥 '직관'이라고 하면 이상한가? 인튜이션이 직관보다 좀 더 강렬하고 세련된 느낌이라도 주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결정에는 쉬운 결정도 있고 어려운 결정도 있다. 생각해 보니 살면서 수많은 결정을 해 왔다. 이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결정의 순간에 좀 더 괜찮은 결정을 했을까? 이 책을 한번 읽고 나서 곧바로 다시 읽었다. 한번 읽는 정도로는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도 않았고. 두 번 읽고 나서 똑같이 자문해 보았다. 하지만 이 책이 내가 좀 더 괜찮은 결정을 하도록 실질적으로는 도와주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내려왔던 결정의 대부분은 합리적 분석의 결과라고 하기보다는 직관이 관통하는 자연주의 의사결정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주의 의사결정이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의사결정일 수는 있지만,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면 그 의사결정은 그다지 신뢰할만하지 않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내렸던 결정 중에는 신통치 않았던 것도 많았고, 그중에는 아주 잘못된 것도 있었다. 그때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경험과 지식이 부족했으니까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살면서 경험과 지식이 축적되면서는 좀 더 나은 결정을 해왔던 것 같고.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내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 따라서 그런 분야에서 어떤 결정을 내린다면 크게 잘못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냥 경각심을 가진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분야에서 뭔가를 결정하는 일은 가급적 하지 말아야 한다. 잘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전혀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무모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은 나만 위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그런 분야에서는 과감히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때로는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분야에서도 위험한 결정을 할 수 있다. 지나치게 자만하다 보면. 아무튼 아직까지는 여러 위험천만(危險千萬)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은 하지 않았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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