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책) 자유를 위한 희생

지족재 2024. 7. 27. 10:39

(책) 자유를 위한 희생(마거리트 히긴스 저, 이현표 역, 코러스)

 

내가 가진 책은 2012년에 발행된 한국어 번역본 4판이다. 번역본 초판은 2009년에 발행되었다. 영어판은 1951년에 발행된 것으로 보인다. 역자의 말대로 한국 전쟁을 다룬 이 책이 거의 60년 만에 한국어로 번역되었다는 것이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이 책은 미국의 종군기자인 마거리트 히긴스가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6월부터 12월까지 한국 전장을 누비면서 본 한국 전쟁의 실상을 기록한 것이다. 이 책을 여성 최초의 퓰리처상을 받았다고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여성 종군기자로 전장을 따라다니며 취재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영어 제목은 'War in Korea'이다. 간명하고 직설적이다. 한국 전쟁에 대한 어떤 감상적 표현이나 비판적 표현도 덧붙이지 않았다. 그냥  자신이 본 한국 전쟁을 그대로 전해주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싶었을까? 물론 책에 감상적이고 비판적인 표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역자의 한국어 제목은 '자유를 위한 희생'이다. 역자 후기에 그렇게 번역한 이유가 나와 있다. 왜 이 책을 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2012년 즈음에 TV에서 마거리트 히긴스 관련 프로그램이 있었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어디선가 그녀에 관해 듣거나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샀을 것이고. 이 종군기자가 한국 전쟁을 어떻게 봤는지 궁금했었다.

 

전쟁은 없어야 하지만, 요즘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휴전 협상을 시작했다는 뉴스를 본 것 같기도 한데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끝난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지원을 받는 무장 세력과의 전쟁도 시작된 것 같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전쟁이겠지만, 전쟁은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한국 전쟁 때문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봤던가? 수 없이 많은 이산가족이 생겨났고. 마거리트 히긴스가 오래 살았더라면 한국 전쟁 그 후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갖지 않았었을까?      

 

나는 한국 전쟁을 겪지 않았다. 휴전 이후 태어났으니까. 단지 한국 전쟁을 겪은 부모님으로부터 전해 들은 것은 있다. 한국 전쟁 관련 드라마도 본 적이 있고, 기록 영화도 본 적이 있다. 한국 전쟁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어쩌면 나는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남남북녀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으니까. 이북 출신의 어머니는 해방되고 나서 한국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월남하셨지만, 한국 전쟁이 없었다면 아버지도 어머니도 피난 가지 않으셨을 것이고, 따라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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