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붉은 수수밭(紅高梁, Red Sorghum)

지족재 2022. 1. 22. 01:21

붉은 수수밭(紅高梁, Red Sorghum)

 

이 영화는 1988년에 장예모 감독이 만든 중공(중화인민공화국)의 영화이다. 현재의 중국이 한국과 수교하기 전으로, 한국에서는 중공이라고 부르던 시절이다. 인터넷에서는 1987년에 만들어진 영화라고 되어 있는데, 내가 가진 <장예모 감독 컬렉션>에서는 1988년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紅高梁에서 高梁은 고량주라고 할 때의 그 고량으로 수수를 말한다. Red Sorghum나 紅高梁은 한국어로는 '붉은 수수'라고 번역해야 할 것 같은데 '붉은 수수밭'으로 번역하고 있다. 영화에서 붉은 수수밭이 인상적이어서 그렇게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멋진 한국어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가난한 집 딸인 쥬알은 양조장 주인인 문둥이 리 씨에게 나귀 1마리에 팔려 시집을 가지만, 리 씨가 살해당하면서 시집가던 날 그를 태우고 갔던 가마꾼 중의 1명과 살면서 양조장을 재건하게 된다. 아들을 낳고 잘 살고 있었는데 그 지역에 일본군이 들어오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양조장에서 일했던 랴오한의 가죽을 산채로 벗기는 악행을 목격하고, 쥬알은 양조장 일꾼과 남편에게 일본군의 트럭을 폭파시켜 라오한의 원수를 갚아달라고 부탁한다. 트럭은 폭파되지만 쥬알은 일본군의 총격으로 사망하고 남편과 아들만 간신히 살아남게 된다.  

 

제목만으로는 이 영화가 항일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이라고 하기는 하던데,  어쩌면 당시 일본군의 악행이 실제로 그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군에 저항했던 라오한의 가죽을 산채로 벗겨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준 그런 낙행이 실제로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상상만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그와 같은 소설을 발표했을 리는 없을 것 같다. 일본이 이 소설이나 영화에 대해 뭐라고 했었는지 궁금하다. 가만히 있었을 리는 없었을 텐데. 보나 마나 그런 일은 없었다고 했을 것이다. 

 

+++

 

* 약간의 스포(spoiler)가 있습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하라(Sahara)  (0) 2022.01.26
호텔 뭄바이(Hotel Mumbai)  (0) 2022.01.23
최후의 포장마차(The last wagon)  (0) 2022.01.18
미시시피 버닝(Mississippi Burning)  (0) 2022.01.15
뉘른베르그의 재판(Judgement at Nuremberg)  (0) 202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