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책) 여수의 사랑

지족재 2024. 11. 1. 12:29

(책) 여수의 사랑(한강, 문학과 지성사)

 

이 책은 한강의 첫 소설집이다. <여수의 사랑>이라는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여수의 사랑> 이외에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붉은 닻>이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이 실린 소설집이다. <한강 소설집 1 - 여수의 사랑 외 5편>이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판권지를 보니 1995년 7월에 초판 1쇄가 나오고, 2012년 2월에 재판 1쇄, 그리고 2018년에 3판 1쇄가 발행되었다. 내가 가진 책은 2024년 10월에 발행된 3판 8쇄이다. 날짜로 보면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에 발행된 것이다.

 

각 단편의 내용과 제목 사이에 연관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제목과 내용을 결부시켜 생각해 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다. 어찌 되었든 각 단편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고는 말 못 하겠다. <채식주의자>를 읽을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내 취향에 맞지는 않았다.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좀 불편하다. 아직 한강의 소설을 모두 읽지는 않았지만 그런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것이 한강 소설의 특징인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아프거나 저렇게 아프거나. 아프지 않은 주인공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인물을 등장시켜야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 소설에서 어딘가 아프고 상처 입은 인물을 통해 독자에게 뭔가 전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까지 생각해 가면서 소설을 읽지는 않았었다. 평론가도 아니니 '그냥 읽을' 뿐이다. 그래서 그냥 읽는 나와 이 단편소설 사이의 심리적인 거리는 꽤 멀게 느껴졌다. 이 소설들을 몇 번 더 읽어보면 그 거리가 좀 짧아질 수 있을까? 이 소설집에는 평론가의 해설이 실려 있다. 그런 해설이 있어야 이해되는 소설인가? 어쩐지 평론가의 말발에 휘둘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무튼 내가 선호하는 부류의 소설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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