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책) 희랍어 시간

지족재 2024. 11. 3. 12:53

(책) 희랍어 시간(한강, 문학동네)

 

내가 가진 <희랍어 시간>은 2024년 10월 30일에 발행된 초판 33쇄이다. 2011년 11월에 초판 1쇄가 발행되었다. 이미 13년 전에 발표된 소설이다. 내가 가진 책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에 발행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33쇄나 발행된 것을 보며 역시 한강의 소설을 읽는 독자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한강이 그렇게 독자가 많은 소설가인 줄 몰랐다. 나는 그저 노벨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강의 소설을 뒤늦게 읽게 되었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나서 한강의 소설 한두 편을 더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 세 편을 읽으면서 내 취향과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노벨 수상자의 작품이니 읽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 있었다. 그래서 소설집인 <여수의 사랑>과 함께 <희랍어 시간>을 샀다. 내용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희랍어 시간'이라는, 어쩐지 내게는 감상적(感傷的)으로 보이는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샀다. 다른 소설도 여러 편 있었지만, 제목으로 봤을 때 <희랍어 시간>이 내게는 제일 와닿았다. 장편소설이기는 하지만 200쪽도 안 되는 분량이라 다 읽는데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소설도 역시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이 소설에서도 아프고 상처가 있는 사람이 등장한다. 시력이 나쁜 희랍어 강사와  말을 못 하는 그 희랍어 강사의 수강생이 조우(遭遇)하지만, 어떤 필연이 있는 만남으로 봐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희랍어 강사의 낙상으로 그 두 사람이 우연찮게 만나게 되기는 한다. 하지만 그 만남과 상관없이 그 두 사람은 각자의 삶의 궤적을 따라서 각자 살고 있었다. 소설에서 그 두 사람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 감정에 몰입되지는 못했다. 몇 번 더 읽어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무튼 나는 이런 부류의 소설을 읽는 것에 여전히 익숙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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