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가루·석별·옛날이야기(다자이 오사무, 서재곤 역, 문학 동네)
내가 가진 책은 2011년에 발행된 한국어 번역본 양장판 초판이다. 이전에 이미 한국어 번역본이 있었고, 그것을 양장본으로 다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순전히 다자이 오사무(太宰治)의 작품이라는 것만 보고 샀었다. '쓰가루(津輕)', '석별', '옛날이야기'라는 세 작품이 실려 있는 책이다. '옛날이야기'는 재미없었다. 일본의 옛날이야기를 다자이오사무가 독특하게 풀어쓴 것이라고 하는데 그다지 와닿지는 않았다. 이런 식의 소설도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혹부리 영감'이 일본의 옛날이야기라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 한국에서도 제법 알려진 내용이라서 한국의 옛날이야기인 줄 알았다.
'쓰가루'도 내가 기대한 것과는 달랐다. 사실 일본의 쓰가루라는 동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 엔카 '津軽海峡冬景色'에서 쓰가루 해협이 나온다는 것만 알고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쓰가루 해협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쓰가루'라는 제목만 보고, 뭔가 그 지역에서 있었던 애잔한 사연과 관련된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다자이 오사무가 쓰가루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지역 소개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옛날에 자기를 키워준 보모도 만난다는 내용이다. 소설인지 기행문(紀行文)인지 잘 모를 정도이다.
'석별'은 루쉰( 魯迅)의 일본 유학 생활을 수기처럼 적은 것이다. 소설이니까 루쉰의 실제 유학 생활과는 차이가 좀 있지 않을까? 잘 모르겠다. 뭔가 근거가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어쩐지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자이 오사무가 한국에서도 인기가 있는 소설가였을까?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소설가였다고 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의 일생을 보면 내 눈에는 그저 문제적인 인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유부남이면서 애인과 함께 동반자살하다니. 뛰어난 문재(文才)의 소유자이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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