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차 오키나와 여행 - 1일 차 (2) (2023년 2월 10일)

지족재 2023. 2. 15. 19:46

3차 오키나와 여행 - 1일 차 (2) (2023년 2월 10일)

 

우미노 이스키아(海のイスキア)

 

렌터카 인수를 위한 수속을 마치고 1시 45분에 업체를 떠났다. 따뜻한 남쪽 나라의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다. 길가에 남국의 나무들이 서 있다. C 선생이 운전을 했다. 4년 만의 운전이다. 운전석이 우측에  있어 생소하지만, C 선생이 이전처럼 잘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나는 자신이 없어 못 하지만. L(2) 선생이 조수석에  앉고, 나와 Y 선생이 뒷자리에 앉았다. 저쪽 팀은 다른 곳에서 차를 빌려 합류하기로 했다. K(3) 선생이 팀을 잘 케어할 것이다. 점심 식사 장소도 모른 채 L(2) 선생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고 있다. 나하 국제공항에서 남쪽으로 내려간다고 했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라고 했던 것 같다.

 

정확히 어딘지도 모르고 따라가고 있다. 차들이 별로 없는 시골길을 가고 있다. 좁은 길에 오르막 내리막 커브가 반복되는 길이지만 크게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시골길이라서 그런가. 옥수수처럼 보이는 것들은 십중팔구 사탕수수일 것이다. 학생들 이외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번화가를 안 지나서 그런가. 그런 길을 가다가 어느덧 목적지에 가까워졌다. 그런데 길 입구에서 누군가 길을 막는다. 다른 곳에 주차하라고 한다. 어딘지도 모르는데 당황스럽게. Y 선생이 필요한 순간이 왔다. 식당 근처의 유명 장소에 가는 차는 다른 곳에 주차해야 한다고 한다.

 

Y 선생이 식당에 간다고 하니까 가도 된다고 한다. 아니! 처음부터 어디 가는지 묻고 통제를 하던가 해야지 그것도 아니고 무조건 통제를 하다니. 말이 되나? 아무튼 우리는 무사히 식당으로 왔다.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넓은 터가 있어 거기에 주차했다. 아마도 근처 식당과 카페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차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잠시 들러봐도 누구네 주차장이라는 표시가 없다. 2시 35분쯤 되었다. 식당을 지나쳐 갔다가 되돌어와서 식당으로 왔다. 우미노 이스키아의 주차장도 있기는 있는데 2~3대 정도 주차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보였다. 

 

정원의 잔디가 잘 손질되어 있었다. 그냥 사진이나 찍을 사람들은 들어오지 말라는 말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식사를 할 것이니까 당당히 들어왔다.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전경이 펼쳐졌다. L(2) 선생과 L(3) 선생이 고생해서 찾은 장소이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이런 곳을 찾다니.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에메랄드 빛인가? 남국의 바다 색깔이다. 렉서스로 같이 온 Y, C, L(2) 선생 모두 감탄을 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원래 개인주택의 정원인데 신이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여러 사람을 위해 공개를 한다는 안내문이 있다. '마음을 치료하는 장소'라니. 멋진 말이다. 식당 주인 혼자 일을 하기 때문에 좀 혼잡할 수 있다고 쓰여 있는 문구를 보았지만, 손님이 우리뿐이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식사 시간이 좀 지나서 그런지 우리 이외의 손님은 없었다. 우리가 음식을 시키고 음식이 나오는 중에 저쪽 팀이 20여분 늦게 도착했다. 식당을 지나쳐 가는 것을 C 선생이 불러 세웠다. 내장 내비게이션이 엉터리라 L(3) 선생의 핸드폰 내비 안내로 식당을 찾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하기는 우리 차의 내장 내비도 정확하지는 않아서 C 선생 핸드폰의 구글 내비로 찾아올 수 있었다. 간간이 L(2) 선생이 돕기도 하면서. 음식도 좋았다. 나와 Y는 생강레몬차를 시키고 다른 사람들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음식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음식이 대수인가? 경치가 최고인데. 

 

생강레몬차이지만 생강은 잠시 들렀다 간 정도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추가로 주문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맛이야 다 거기서 거기지만, 길고 좁은 컵에 담긴 모습이 날씨에 어울렸다. 즐거운 식사와 담소를 하고 인증 사진 겸 기념사진을 찍었다. 바위에 붙어 자라는 나무가 인상적이다. 풀인지 나무인지 잘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꽃 집에서 나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바위에 붙어 자라고 있었다. 다른 손님이 없으니 우리가 이 멋진 정원을 통째로 전세 낸 것이나 다름이 없다. 주인이 문 앞의 open 표지를 돌려놓은 것을 보고 아쉽지만 일어섰다. 이제 그만 나가 달라는 점잖은 시그널로 이해되어서. 4시 15분쯤에. 

 

우미노 이스키아 - 바다가 보이는 정원. 저 의자에 앉아 식사를 했다.
원래 개인주택의 정원이지만 공개를 한다는 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