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차 오키나와 여행 - 1일 차 (3) (2023년 2월 10일)

지족재 2023. 2. 16. 11:58

3차 오키나와 여행 - 1일 차 (3) (2023년 2월 10일)

 

세이화우타키(せいふぁあ‐うたき, 斎場御嶽)

 

우미노이스키아를 나와 걸어서 5분 거리의 세이화우타키로 향했다. L(2), L(3) 선생이 정한 곳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따라다니고 있어서 그곳에 가는 줄도 몰랐다. 4시 25분쯤 입구에 도착했다. 입장 마감이 5시이고 5시 30분에는 나가야 한다고 한다. 세계유산이라고 한다. 매표소가 작아서 그런가. 겉으로 보기에는 세계유산이라고 할 만한 규모로 보이지 않았다. 류큐왕국의 성지로 우리나라의 참성단과 같은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자만 봐서는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일본어로 읽는 것도 어렵고. 한글로 읽으면 '재장어악'인데.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입장하자 5분 정도 세이화우타키를 안내하는 영상을 보라고 한다. 영어 자막이 있다. 한글 자막은 없고. 대충 보니 상당히 신성한 곳이라고 하는 것 같다. 영상을 보고 나면 정해진 길을 따라가야 한다. 안내인이 도롱뇽이 산다고 사진을 가리킨다. 속이 들여다 보이지 않는 작은 연못에서 시커먼 것이 꼬물거리는 것을 보니, 바로 그 도롱뇽이다. 순로를 따라 걸어갔다. 열대 우림을 연상케 한다. 돌을 깔아 순로를 표시했다. 그 길만 따라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간간이 바위 밑의 움푹한 곳마다 기도처가 있다. 

 

몇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그런 정도의 크기로 보인다. 그런데 머리 위의 바위가 갑자기 무너지지는 않을까? 나무뿌리가 바위를 감싸고 있어 그럴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비가 오면 무너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잘 모르겠다. 자연적인 것 같기도 하고 인위적인 것 같기도 하고. 새들이 시끄럽게 운다. 빨리 가라고 하는 것인지. 천천히 한 바퀴 다 도는데 30분 정도 걸렸다. 입구로 돌아오는 길에 바다가 잘 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역시 바다 전망이 훌륭하다.            

 

남의 나라 성지라서 그런가. 무슨 큰 감흥을 느낀 것은 아니다. 그냥 이런 곳이 있구나 하는 정도였다.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냥 동네 뒷산 같은 정도인데 남국의 나무들이 울창했다. "여기 남쪽의 따뜻한 나라야!"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처럼. 나오는 길에 입구에서 안내하는 분이 한국어를 한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중이라고 한다. 한국어 팸플릿도 찾아서 주시고. 일본에 은근히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친절하게 지넨미사키를 가보라고 한다. 차로 3분 정도면 가는 곳이라고 한다. 

 

두 선생 덕택에 신기한 곳을 잘 둘러보기는 했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될지는 모르겠다. 세이화우타키에 온 김에 우미노이스키아를 들릴까 아니면 우미노이스키아에 온 김에 세이화우타키에 들릴까? 나는 후자. 그러고 보니 입구에서 세이화우타키 보러 가는 사람들의 차를 통제했었다. 주차장을 막아놨다. 아무튼 그렇게 한 바퀴 둘러보고 5분 정도 걸어 차를 둔 곳에 돌아왔다. K(1) 선생 팀이 빌린 검은 차를 보니 카니발처럼 생겼다. 미츠비시에서 만든 차인데 차 이름은 모르겠다. 관심이 없어서 자세히 안 봤다. 아무튼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좋아 보였다. 조그만 차들만 봤는데 큰 차를 보게 되다니. 

 

세이화우타기 입구 - 세계유산이라고 적혀 있다.

 

이 바위 밑에서 기도를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