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차 오키나와 여행 - 1일 차(1) 2023년 2월 10일

지족재 2023. 2. 15. 14:19

3차 오키나와 여행 - 1일 차 (1) (2023년 2월 10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

 

4년 만의 해외여행으로 설렘이 좀 있다. 그래서 그랬을까.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았다. 시차 극복을 위해서 일찍 잔다고 9일 밤 12시 전에 눕기는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몇 번이고 핸드폰을 확인했다. 한 시간마다 눈을 뜬 것 같았다. 그렇게 밤새 뒤척이다가 10일 새벽 4시가 다 되었다. 이런저런 출발 준비를 했다. 단출한 짐이지만 혹시 빠뜨린 것이 없을까 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약을 먹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지만 미리 혈압약과 고지혈약을 먹었다. 바쁘게 움직이다가 약 먹는 시간을 놓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막상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려고 하다 보니 지하철-공항철도 그리고 꽤 걸어야 해서 망설여졌다. 짐가방이 하나이지만 끌고 다니면 소리도 나고, 괜히 사람들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그냥 내차로 가야겠다고 결정하게 되었다. 그렇게 결정하고 나니 왠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 같아서 여유를 부리다가 늦었다. 북인천 분기점으로 갈까 하다가 시간도 있어서 노오지 분기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아직 이른 아침인 6시인데도 일산으로 가는 차들이 많았다. 노오지 분기점에는 가지도 못하고 다시 계양으로 나와서 북인천 분기점으로 향했다. 

 

불필요하게 한 바퀴 도느라 10여분이 그냥 지나갔다. 선택을 잘못한 대가를 지불했다.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차들이 많았다. 설마 이 차들이 모두 인천공항으로 가는 차는 아니겠지. 인천공항 고속도로에 들어섰는데 차가 많았다.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주차를 할 수 있을까? 7시 약속이니 장기 주차장에 주차하고 셔틀 타고 가면 7시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단기 주자창에 주차하기로 했다. 주차료가 좀 비싸기는 하지만 7시 약속이라서. 하이패스 차선으로 들어서서 지하 1층 주차장 H 구역으로 갔다. 먼 곳이라 그래도 자리가 있지 않을까 해서.            

 

인천공항 출국장

 

주차장에 1자리가 있다는 신호를 보고 좌회전했더니 왼쪽에 바로 한 자리가 있다. 맞은편에서도 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순간 같은 신호를 보고 들어온 차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차는 역주행이다. 화살표도 안 보고 들어왔나 보다. 그냥 나가려는 차인지도 모르겠다. 비상등도 안 켰고. 그래서 비상등을 켜고 주차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이고 바로 주차했다. 그런데 어쩌면 그 사람도 주차하려고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 자리를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고 서둘러 약속 장소로 갔다. 다행히 7시 전에 도착했다. 7시가 안 되었는데도 공항에 사람들로 넘쳐났다.

 

톡을 보내고 나서 근처에서 C 선생을 만났다. 다른 사람들도 이미 도착해 있었다. L(2) 선생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사진을 찍어 보냈다. 오랜만에 L(3) 선생을 봤다. 수속을 하려 했더니 키오스크에서 먼저 발권을 해야 한다고 한다.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나야 다른 사람이 대신해 주었지만. 최근에 발급받은 여권을 보니 파란색이다. 나도 최신 여권인데 1년 사이에 그렇게 바뀌었나 보다. 내 여권보다 더 좋아 보인다. 아무튼 발권을 하고 나서 창구로 가서 짐을 보냈다. 비대면 창구인데도 직원이 대신해 주었다. 직원이 앉지도 못하고 서서 계속 그 일을 하고 있었다. 업무가 더 힘들어진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자동출입국 신청을 하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보안 검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경제가 어렵다고 하던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니 그런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나처럼 모두 4년 만에 처음 해외 여행하는 사람들일까? 금요일이라 어느 정도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많을 줄이야. 보안검사 마치고 출국 심사. 자동 출국 심사를 바로 할 수 있었다. 시전 신고 없이. 그렇게 출국 심사도 마치고, 기내식이 없다고 해서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갔다.

 

자리를 잡고 앉기는 했는데 음식이 나오기까지 15분 이상이 걸린다고 해서 오키나와에 도착해서 잘 먹기로 하고 식당을 나와 아시아나 탑승구로 바로 가기로 했다. 일부는 면세품을 찾기 위해 그곳에 들렀다 오기로 하고, 8시 25분쯤 나는 Y, L(2) 선생과 함께 탑승구 근처의 La Grillia라는 카페에 앉았다. 바닐라 라테 한잔을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행들이 모두 모여 9시 좀 넘어서 아시아나 18 gate로 이동했다. 보딩 시간은 9시 15분부터. 19열에 나와 Y, C 선생이 같이 앉았고 앞에는 L(2), L(3), K(3) 선생이 앉았다. 통로를 지나 K(1) 선생이 혼자 앉고. 

 

오키나와 도착

 

9시 55분에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같이 앉은 두 선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기내식이 나왔다. 기내식이 없다고 했었는데. 저가 항공이 아니라서 그런가. 아침으로 괜찮은 식사였다. 음식 이름이 뭐였더라? 사진을 안 찍어 놔서. 라자냐라고 했던가? 소고기를 얹은 죽 같은 밥. 그리고 빵도 있었는데 나는 pass. 아침부터 빵을 먹은 적이 없어서. 아무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흔들림도 없었다. 가끔씩 기류 불안정으로 비행기가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나하 국제공항에 무사히 잘 도착했다. 그런데 입국 수속이 힘들었다. 

 

Visit japan web에서 입국 시 QR코드가 필요 없다고 했는데, 입국 카드를 작성해야 한다고 했다. 왜 일을 두 번 하게 하는지? 그것 작성한다고 시간을 보냈다. 검역과 세관 QR이 없는 사람은 또 그 양식 카드를 작성한다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입국 심사.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짐을 찾아서 렌터카 업체 사람을 만나는 데까지 1시간이나 걸렸다. 두 팀으로 나누었다. 나와 Y, C, L(2) 선생이 한 팀이 되었고, 다른 세 사람이 한 팀이 되었다. 업체차를 타고 KS렌터카에 도착하니 1시 30분이다. 업체 이름을 보니 行腳租車라는 한자 밑에 영어로 Footprint Rentalcars라고 적혀 있다. 행각이 발자국은 아니지 않나?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는 말 아닌가? 租車는 렌터카가 분명하고.   

 

작은 업체이다. 이름이야 뭔 상관이 있으랴. 차만 좋으면 될 일이다. 흰색의 렉서스 하이브리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 좋구먼. 지난번 보다 업그레이드되었다. 지난번 여행에서는 토요다 프리우스로 다녔는데. 인원이 늘어서 여유가 좀 생긴 것인가? 렉서스라니. 너무 호사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저쪽이 프리우스를 탄다는 말인데. 넷이 탈 수는 있지만 좀 좁지 않을까? 이렇게 차별하다니. 다른 세 선생이 차를 빌리는 동안 나는 그냥 어슬렁 거리며 주변을 구경했다. 그런데 C 선생이 저쪽은 카니발 같은 차라고 한다. 아! 이미 들었던 것 같은데. 정신을 어디에 두었는지 그 사이에 깜빡한 것 같다.  

 

렌터카 업체 앞 길의 풍경
렌터카 렉서스 - 차장에 '행각조차'가 비쳤다.